한국일보

세상만사 - “다 이루었다”

2023-07-18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크게 작게
예수는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며 “다 이루었다”라는 마지막 음성을 발하였다. 자기의 사명을 완수하였다는 승리자의 발언이다. 예수의 사명은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죽는 것이었다.

당시 십자가는 죄수에게 최고의 고통을 주는 사형 방법이었다. 두 손바닥에 못질을 하고 두 발등을 겹쳐 못질하고 로마 군인들이 장난삼아 예수의 몸을 창으로 찔러 고통은 더 하였다. 예수전을 영화화한 ‘ King of kings(왕중왕)’ 는 마침 쏟아지는 빗물과 함께 예수의 피가 온 세상으로 흘러내리는 장면을 실감있게 묘사하고 있다. 사실은 우리들 죄인이 받아야 할 형벌과 그 고통을 십자가 위에서 예수가 대신 받은 것이다.

다 이루었다는 예수의 발언은 승리의 개가였다. 많은 사람들이 먹기를 위주로 사니 그들은 “먹고싶은 것들 다 먹었다” 고 최후의 말을 남길 것인가? 여러가지 재미 보는 것을 삶의 보람으로 삼던 사람은 “재미있게 잘 살았다” 고 할 것인가? 부자를 꿈꾸던 사람은 “가질만큼 가져보았다.”고 마지막 말을 남길 것인가?


권력을 탐하여 동분서주하던 사람은 “누릴만큼 누려 보았다”고 승리의 개가를 올릴 것인가? 영화도 보고 비디오도 보고 세계 유람여행도 한 사람은 “볼 것 다 보았다”고 마지막 말을 남길 것인가?

그대는 지금 그 기로(岐路)에 서 있다. 이것을 선택하는 것을 흔히 인생관이라고 말한다. 100년 정도 사는 그대의 인생관은 무엇인가? 잔짜 행복은 그대의 인생관이 결정한다. 세계명작에 ‘쿠오바디스’가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 달린 후 제자 베드로는 체포될 것이 두려워서 예루살렘을 떠나 도망가고 있었다. 이때 예수가 그 앞에 나타난다.

베드로는 황급하게 “쿠오바디스 도미니!” (라틴어로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예수는 “너까지 도망치니 내가 예루살렘에 가서 다시 십자가를 지련다” 하고 대답한다. 베드로는 크게 뉘우치고 예루살렘에 가서 자수하고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그후 예수는 전세계로 전파되었으며 여러나라에서 순교자들이 수없이 이어지고 한국에서는 세계에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널리 전파되어 미국에서도 예수 잘 믿는 것은 흑인과 한국인이라고 소문이 날 정도로 신앙생활과 선교활동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 예수의 마지막 말대로 “다 이루었다”는 고백이 한국에서 실현된 느낌이다.

나와 함께 공부한 미국인 친구가 한국 선교사로 갔는데 처음 김포 공항에 내려 서울로 들어가는 중 밤하늘에 붉은 십자가들이 마치 숲처럼 서울의 하늘을 덮고 있는 것을 보고 “내가 선교를 잘못 왔나?” 하고 착각에 빠졌다는 것이다. 교회당 종탑마다 올라있는 붉은 십자가의 숲을 보고 놀란 것이다.

그러나 200년 전 천주교가 조선에 들어 와서는 외래종교 배척 정책으로 수없이 많은 순교자들이 나왔다. 그들의 피 위에 기독교의 왕성한 전파가 이루어진 것이다. 조선 말기 3대에 걸쳐 예수교 탄압정책으로 수천 명의 천주교도들이 순교하였다. 처형장은 현재의 제3한강교로 초대 신부 김대건 신부를 위시한 많은 천주교도들이 교수형을 당하였다.

일본은 후미에라는 것을 만들어 기독교도들을 죽였다. 예수의 얼굴을 새긴 나무 판을 만들어 그것을 밟으면 살려주고 안 밟으면 죽이는 방법이었다. 후미에 밟기 시험을 치르는 전날 신도들은 발을 피가 날만큼 열심히 씻으며 “예수님, 내일은 제가 살기 위하여 당신을 밟겠으니 용서하여 주셔요” 하고 기도드렸다고 한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