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을 막 벗어난 스키어들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리프트에 오르면 자신감이 넘치지만, 슬로프 정상에 서면 갑자기 심장이 뛰고 발끝이 묘하게 얼어붙는 순간이 온다. 중급 입문 구간은 스키 실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이자, 동시에 잘못된 습관이 굳어지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 나타나는 세 가지 실수만 알아도, 성장의 속도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
첫 번째 실수는 후경 자세, 즉 체중이 뒤로 쏠리는 습관이다. 중급 입문자에게 속도는 늘 두려움이다. 스피드가 붙으면 본능적으로 몸이 뒤로 빠진다. 문제는 이 순간부터 스키 앞부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스키는 앞쪽으로 눈을 물고 들어가며 방향을 잡아주는데, 체중이 뒤로 가면 이 기능이 사라지고 스키는 그저 미끄러지기만 한다.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악순환이 시작된다.
후경을 교정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정강이가 부츠 앞부분에 닿는 느낌을 유지하면 된다. “앞으로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사실 가장 올바른 중심이다. 가슴은 무릎보다 약간 앞으로, 팔은 자연스럽게 전방으로 내밀면 중심이 자동으로 앞쪽에 온다. 중급으로 올라갈수록 안정감은 뒤가 아닌, 앞에 체중을 두는 것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두 번째는 안쪽 발에 체중이 남는 습관이다. 턴이 시작되면 중심은 바깥쪽 스키로 분명히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안쪽 스키에 체중이 남아 있으면 엣지가 제대로 서지 못하고, 스키가 겹치거나 벌어지며 턴의 리듬이 무너진다. 중급으로 가는 핵심은 ‘두 발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바깥발에 체중을 싣는 것이다.
해결법은 명료하다. 바깥쪽 발의 엄지발가락 볼에 체중을 싣고, 안쪽 발은 따라오게 둔다. 턴 중간에 안쪽 스키를 살짝 들어보거나 가볍게 설면을 두드려보는 연습은 체중 감각을 빠르게 익히는 방법이다. 결국 스키는 두 발로 타지만, 턴은 한 발로 만든다는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
세 번째는 상체 회전이다. 스키가 도는 방향으로 어깨와 몸통까지 함께 돌아가는 습관이다. “하체로 타세요”라는 조언이 어렵게 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체가 먼저 돌면 당장은 편해 보이지만, 다음 턴 전환이 늦어지고 리듬이 끊긴다. 연속 턴이 불안정해지는 이유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교정법은 상체를 안정된 기준으로 세우는 것이다. 상체는 항상 슬로프 아래, 즉 폴 라인을 향해 두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그 위에서 하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핵심이다.
두 손은 시야 안에서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높이에 두고, 슬로프 아래 방향을 향하게 한다. 손의 방향이 안정되면 어깨선도 함께 정렬되어 상체가 따라 도는 습관을 줄일 수 있다. 턴은 어깨가 아니라 하체에서 시작된다. “어깨를 돌려 방향을 만든다”는 생각 대신, “엣지를 세워 스키가 스스로 턴을 그리게 한다”는 이미지로 전환해야 한다.
중심은 앞에 두고, 체중은 바깥발에 싣고, 상체는 슬로프 아래를 향한다.
이 세 가지가 제자리를 찾는 순간, 두려움은 줄고 턴의 리듬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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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의/미동부한인스키협회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