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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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 북쪽땅

2023-06-26 (월) 김하늘/플러싱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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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대들과 같은 노래를 불러왔다/ 아리랑곡을/ 우리는 그대들과 같은 성산(聖山)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백두봉을/ 머나먼 남과 북에서/ 우리는 그대들과 함께/ 88 서울 올림픽을 밤새워가며/ 울고웃으며 환호소리 외쳤었다

우리는 비록 김치맛을 잃었어도/ 남쪽하늘 그 그리움에/ 흐르는 두만강을 눈물로 채웠다/ 기나긴 세월이 지나/ 얼굴은 서로 서먹서먹하여도/ 등골 휜 할머님들의 걸음새도/ 반짝이는 아이들의 실눈도 여전히/ 변함없이 그대들 모습과 똑같다

우리는 삶의 끝자락에서/ 갖고있던 땅도 언어도 잃어간다/ 북쪽땅에서 사라져가는 조선인의 혼/ 그 아쉬운 마음 속에/ 언젠가는 찾아오실는지/ 언제 가면 돌아갈 수 있을런지/ 우리는 아무런 바램도 없다/ 단지 그대들이 사심없는 마음으로/ 차디찬 이 손을 잡아주시면 좋겠다


조선의 무능(無能)으로/ 원치않았어도 떠나야했던 이들을/ 크나큰 북쪽땅에서/ 굳게 조선인의 혼을 지켜온 이들을/ 모국(母國)이어서/ 간절히 보고파 다가가는 이들을/ 어찌하여 받아주지 않는지/ 어찌하여 버려야 하는지/ 버림은 곧 잃음이다/ 오늘의 버림으로/ 내일의 더 큰 잃음을/ 그대들은 생각해보셨는지?

*제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에서 조선족이어서 한인으로 인정 못받고 따돌림 당해야만 하는 이 현실에 마음이 아프다.

<김하늘/플러싱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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