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메랑 장동혁 ‘징계 정치’… 혁신파 “윤리위원장 사퇴”

2026-03-07 (토) 12:00:00 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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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계 하자” 법원 판단에 궁지
▶ “당권파·강성 보수층 대변해 숙청”

▶ 대안과미래 등 윤민우 사퇴 요구
▶ 지도부는 배현진 복귀 인정 수습
▶ ‘징계 정치’ 거둘지 여부는 미지수

장동혁 지도부가 ‘징계 정치’로 또다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친한계와 당내 혁신파인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이 “당권파와 강성 보수층 의중을 대변해 반대파들을 숙청했다”며 윤민우 중앙윤리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임기가 보장된 여상원 윤리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당에서 압박을 받았다’며 돌연 물러난 뒤 새로 임명된 윤 위원장은 그간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의 의중을 좇아 당권파와 대립한 비당권파들을 징계 권한을 활용해 솎아내는 데 앞장섰다는 비판을 당 안팎에서 받아왔다.

일부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과 전·현직 당협위원장, 친한(친한동훈계) 의원 등 30여 명은 성명을 내고 6일 “윤민우 위원장은 위법한 징계에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법원이 배현진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를 두고 “재량권을 남용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과 관련해서다.

대안과미래 소속 김재섭 의원은 “당권파의 사냥개 노릇을 하며 정적 제거에 앞장섰고 위법한 징계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조은희 의원도 “특정 세력 의중을 대변하거나 정적 제거의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어느 국민과 당원이 그 권위를 신뢰하겠느냐”며 질타했다. 박정훈·안상훈 의원 등 친한계도 윤 위원장 경질을 강하게 촉구했다.


윤 위원장은 그간 지도부의 ‘징계 정치’에 앞장서며 칼을 휘두른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김종혁 전 최고위원 탈당 권고 등 ‘절윤’을 촉구한 인사들을 징계를 통해 하나둘씩 당 밖으로 쫓아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전날 법원의 배 의원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이 나면서 본인이 사퇴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당 지도부는 배 의원의 서울시당위원장 복귀를 인정하고 가처분 인용에 대한 추가 법적대응을 하지 않기로 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윤 위원장 사퇴 요구는 확산될 조짐이다. 혁신파를 중심으로 “지선을 석 달 앞두고 당대표 사퇴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윤 위원장은 사퇴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절윤 논란을 억지로 봉합한 뒤 ‘지선모드’로 나가려던 장 대표로선 또 하나의 악재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장동혁 지도부가 ‘징계 정치’를 거둬들일지는 미지수다. 당장 윤 어게인 등 강성 보수층을 중심으론 지난달 27일 한 전 대표 대구 방문에 동행해 윤리위에 제소된 친한계 의원들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매우 강하다.

만약 윤리위가 이들에 대한 징계를 강행할 경우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갈등의 골은 한층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계파색이 옅은 의원은 “절윤에 대해선 찬반이 나뉘지만, 당이 윤리위를 앞세워 징계를 남발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반대로 당권파가 ‘윤 어게인’ 세력의 징계 요구를 외면할 경우 강성 보수층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게 뻔하다.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장 대표로서는 자신의 최대 우군의 손을 놓아야 하는 결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장 대표를 향한 절윤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회 토론회에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당의 노선이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지도부를 꼬집었다. 오 시장은 “안타깝다.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더 집중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당내 에너지가 모이지 않아 매우 마음이 무겁다”고도 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21%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장 대표 취임 후 최저치다. 민주당 지지율은 최근 6개월간 최고치인 46%로 집계됐다.

<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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