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 부모가 최고의 교육자

2023-05-09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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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USA News지는 충격적인 보도로 미국인들을 놀라게 하였다. 미남 발레리노(무용수) 월터 비젤의 자살 사건이다. 사인은 약물 과도복용이었다. 연수입 25만 달러의 이 예술가가 어째서 약물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까.

비젤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났다. 아이 셋을 낳고 아버지가 죽는다. 그 때 이미 엄마의 뱃속에는 넷째 아이가 임신 중이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비젤이다. 공장에서 노동을 하는 엄마는 죽을 지경이었다.

좌절감에 치밀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엄마는 마지막 아들인 비젤을 몹시 학대하였다. 비젤은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하였다. 다행히 무용에 남다른 재주가 있어 일단 무용수로는 성공하였으나 성공도 돈도 다 필요 없다는 심한 자포자기에 빠져 살다가 결국 자살이라는 끔찍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런 비극이 비젤 뿐이랴. 대부분의 자살자는 허무감, 허탈함, 무의미, 약물에 의한 자포자기 등이 원인이다. 무식하나 유식하나 인생은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것이 나의 보람이라는 삶의 목적이다. 오래 사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나의 삶에 대한 목적의식이다. 수양 종교 교육 등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직장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교육관이다. 교육심리학자들은 가장 중요한 육아 교육의 시기는 3세까지의 가정교육이라고 한다. 한 살부터 세 살까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아니라 이때가 가장 중요한 교육의 시기라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한다고 탁아소나 베비시터에게 맡기면 그대가 돈을 버는 수십 배의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때 엄마의 깊은 사랑을 아기에게 전달하지 못하면 평생 후회하게 된다.
교육 심리학자 테일러 박사에 의하면 아이의 성격 등 아이의 성장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90%가 부모로부터 온다고 한다.

유치원에 맡기면 되겠지, 학교가 잘 하겠지 하고 생각하면 안된다. 어릴수록 엄마 아빠의 책임이 크다. 일 핑계를 되지 말라. 하늘이 맡겨준 육아의 책임이 그대에게 있다.
나는 어머니로부터 자식을 위하여 헌신하는 뜨거운 사랑을 배웠다.

아버지는 한학자로 어려서부터 나에게 공자님의 말씀을 가르쳐 주셨으며 바르게 살 것과 바둑을 가르쳐 주셨다. 잘못된 행동을 하면 때리진 않으셨으나 꿇어앉히고 긴 교훈을 하셨다. 정직하게 살아 이웃의 존경을 받던 아버지를 닮아야 한다는 생각을 어려서부터 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훌륭한 교육자로서 아이들에게 보이려면 어떤 이미지를 그들에게 보여야 할까?

첫째 나의 부모님은 관대한 사람들이다. 나를 최고로 이해하시는 사람들이다. 둘째, 나의 부모님은 내 의견을 무시하거나 가볍게 들으시는 분이 아니다. 내가 말할 때 신중하게 들어주신다. 셋째, 나의 부모는 어려움이 있어도 쉽게 좌절되는 뿐이 아니다. 끝까지 잘 참고 이겨내는 의지력이 강한 뿐이다.

넷째, 나의 부모님은 매우 정직하시다. 넘겨 잡거나 괜한 말을 안 하신다. 다섯째, 나의 부모는 수전노(守錢奴)가 아니셨다. 돈을 사랑해서 돈에 매어 사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여섯째, 나의 부모님은 나에게 시간을 많이 내주셨다. 내가 필요할 때 언제나 내 곁에 계셨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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