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 봉사자라는 이름 아래

2023-05-03 (수) 심외태/롱아일랜드 시티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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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부 신체에 장애를 갖고 있다. 불의의 사고로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 봉사단체에 도움을 청하러 갔다.

회장을 만나 나의 어려운 처지를 설명하고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했을 때 우선 배고픔을 달래라면서 빵조각 몇 개를 까만 봉지에 넣어서 안겨주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연락이 없어 다시 찾아갔을 때 귀찮아하는 표정으로 나를 대해서 심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나는 그때 봉사한다는 사람들이 그들만의 단체라는 것을 느꼈고 소위 회장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영달에만 급급 한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회장은 고액의 연봉을 챙기면서 그것으로 부족하여 박봉을 받으며 일하는 직원(주방요원)에게는 도네이션을 강요하며 마치 그곳의 주인처럼 행세했다.


몸이 회복된 나는 평회원이면서 다른 회원의 일부 도움을 받아서 4,000여 달러를 단체의 발전을 위해 희사했는데 누구보다도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회장이라는 사람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봉사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있는, 위선자의 모습이었다.

봉사단체 회장 자리는 더 나은 수입과 직함을 얻기 위한 디딤돌이고 사다리로 알고있는 것 같았다.

<심외태/롱아일랜드 시티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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