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장인정신과 천직’

2008-01-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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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혜(취재2부 문화·경제특집부장)

한 분야에만 수 십년간 몸담은 한인들의 ‘나의 삶, 나의 일터’를 취재하며 강산이 수차례 바뀌면서도 한 직업만 고집한 사람들의 외길인생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전문인에서부터 떡집 사장, 꽃꽂이 전문가, 재단사, 미용인, 피부미용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의 한인들을 만나보며 장수의 비결을 들을 수 있었다.특히 기술로 밥 먹고 사는 장수 직업인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직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일을 할 때 에너지를 느끼고 가장 행복해 한다는 것이다.이들은 또 남들을 행복하게 하는 직업을 가졌다고 믿는다. 미국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어떤 이에게는 학교 졸업장이, 어떤 이에게는 단돈 300달러가 전부였다. 이들 중에는 수차례 모진 풍파를 겪고도 오뚝이 정신으로 일어선 사람들도 있다.맨주먹으로 이민와 한인들이 많지 않던 낯선 땅에서 생활의 터전을 일구고 성공하기 까지 눈물겨운 풀 스토리를 들으며 진한 감동을 받기도 했다.


너무 힘들어 자살을 생각했을 때 아이들과 부인 얼굴이 떠올라 마음을 접었다며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던 한 사람은 힘들었던 과거를 결코 잊지 않고 온 가족이 열심히 살고 있다고 했다.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환하게 웃으며 일하는 다른 한 분은 웃음으로 시름과 역경을 잊고 성실로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 뉴욕 일원에는 남들보다 열심히 일해 성공한 한인들이 많다.
좀 더 많은 장수 직업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기고 나의 삶, 나의 일터 연재를 끝냈다. 신문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 주변에는 한 우물만 수십 년 째 파온 외길 인생의 한인들이 많을 것이다. 자신의 직업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일하는 한인들을 만나보며 좋은 기를 받는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취재했다.이들의 성공 뒤에는 긍정적 사고와 ‘이 일이 천직’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묵묵히 자신의 천직을 지키는 한인들을 보며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의 장인정신과 천직이 후세들에게까지 이어지길 바라며 30년, 40년, 50년까지 장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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