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어·와인 식당서 ‘로컬 소주’도 판매 가능

2024-10-02 (수)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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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산 소주에 추가 허용

▶ 뉴섬 주지사 법안 서명

비어·와인 주류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요식업소에서 앞으로는 한국산 소주 외에도 미국에서 생산된 ‘로컬 소주’들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캘리포니아 법안이 주의회를 통과해 개빈 뉴섬 주지사의 서명으로 법제화가 확정됐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한국산 소주를 수입 유통하는 관련 업계와 한인 식당들이 향후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제임스 갤리거 주 하원의원이 발의해 지난달 20일 뉴섬 주지사가 서명한 AB 2069 법안은 하드리커 라이선스가 아닌 비어·와인 라이선스만 있는 요식업소가 미국 내에서 만든 소주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금까지 비어·와인 라이선스로는 24도 이하의 알콜 함유량이 들어 있는 한국산 소주(soju)와 일본산 소주(shochu)만 판매가 가능했으나, 이번 법안이 시행되면 앞으로는 미국에서 제조된 소주도 적법한 주류 라이선스를 갖춘 식당에서 제한 없이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법안은 한인 2세 여성 변호사 킴벌리 김씨가 만들어 뉴욕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여보(Yobo) 소주’ 등 현지 증류주 생산 업체들이 후원했다.

지난 2017년에도 최석호 당시 주 하원의원이 캘리포니아 내 소주 판매 관련 법안에서 ‘한국에서 수입된 소주’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소주가 반드시 한국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문구를 추가한 개정안을 제출했었으나 당시 한인사회의 거센 반발에 유보한 바 있다.

주지사 서명 사실이 알려지자 ‘비바 소주’를 판매하는 골든 비버 디스틸러리의 크리스 코닉 증류주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현지에서 생산된 낮은 도수의 소주를 선택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 한국 소주는 예전에는 한인 위주로 소비됐으나 한류 덕에 이제 찾는 현지인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식당에서 현지에서 만든 소주를 판매할 있게 된 로컬 증류주 업체들은 젊은 세대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과일 소주 유통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안 제정과 관련, 한국산 주류 유통업체 관계자는 “한국산 소주의 시장 점유률이 높아 로컬 소주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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