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낮에 한인업소서 강탈
▶ 전문털이범 일당 도주
▶ “은행·경찰 대처 미온적”
▶ 연말 신종수법 주의해야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의 한인 디자인 업체에서 순식간에 카드단말기를 강탈해 도주하는 절도범의 모습. [업주 제공]
대낮에 한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괴한이 침입해 대형 은형을 통해 구매한 카드 단말기를 눈앞에서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업주는 도난 즉시 은행에 연락해 단말기 정지를 요청했으나 관련 부서 연결이 지연되는 잠깐 사이 수천 달러가 불법적으로 인출되는 피해를 입어 각종 도난 범죄가 많아지는 연말 한인 자영업주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피해 업주 B씨에 따르면 토요일이던 지난 9일 오후 2시10분에서 15분 사이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 한인타운 인근에서 광고 디자인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B씨의 사무실에 남미계 괴한이 침입해 연결선이 꽂혀 있던 카드 단말기를 순식간에 도둑맞았다. 눈앞에서 카드 단말기를 도난당한 B씨는 괴한의 뒤를 쫓았지만, 건물 뒤에 대기하고 있던 용의차량과 일행이 있는 것을 목격하고 추적을 포기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B씨는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경찰에 먼저 신고전화를 걸었다. 2시39분 경찰 신고전화 후 B씨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고객서비스에 전화를 걸어 카드 단말기를 정지시키고 단말기와 연동돼 있는 비즈니스 체킹 계좌에 대한 접근 차단을 요청했다. 이에 은행의 고객서비스 직원은 카드 단말기가 타 부서 권한이니 전화를 돌려준다며 전화를 돌렸고, 전화에서는 카드 단말기 부서는 주말과 공휴일에 휴무라는 안내가 들려왔다. 결국 고객서비스 직원은 자신이 단말기와 계좌를 정지시키겠다고 말하면서, B씨에게 카드 단말기와 관련해서는 베테런스데이인 12일에 다시 전화해 확인해 볼 것을 권유했다.
B씨가 은행과 통화하는 사이 단말기를 훔쳐간 절도범들의 인출 시도는 계속 이어졌다. 2시38분 용의자들은 단말기 해킹을 통해 2,000달러 인출을 시도했지만 승인이 거부됐다. 1분 후인 2시39분에는 9,999달러 인출을 시도했고 이 역시 승인이 거부됐다. 그러나 2번의 승인 거부 후 용의자들은 단말기와 연동된 B씨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기 시작했고, 결국 계좌의 남아있던 잔액과 오버드래프트를 합쳐 약 8,000달러가 불법으로 순식간에 인출됐다.
B씨는 지난 12일 은행의 카드 단말기 담당 부서가 문을 열자 전화를 걸어 단말기가 왜 정지되지 않았느냐 항의했지만, 은행 측은 이에 대한 답변은 흐지부지 한 채 단말기 분실은 업주의 책임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B씨는 “단말기 분실이 내 책임이라면 단말기 정지 조치는 은행 책임이지 않느냐”며 “분명히 전화를 걸어 단말기 중지를 요청하고 담당 직원의 이름도 받아놨는데 은행 측의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경찰의 반응도 미온적이었다. B씨는 옆 업소의 감시카메라(CCTV)에 찍힌 절도범의 도주 모습과 근처 사거리에 용의차량이 지나간 흔적이 담긴 감시카메라 영상을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이 이를 확인하거나 적극적으로 수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붙잡힐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만 답했다는 것이다.
B씨는 “현재 렌트비도 못 내고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은행이 주장하는 대로 단말기 분실해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 업주 책임이라면 그에 대한 안내나 경고가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 범죄는 신종이지만 피해 사례가 종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며 “범죄 방식은 프리페이드 카드를 단말기에 삽입해 해킹을 통해 돈을 입금하고 ATM을 통해 현금을 인출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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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