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약 중독에서 헤어나는 길

2008-01-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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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마약치료소 ‘피닉스하우스’ 수료)

마약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8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민이 1년에 마약구입 총 액수가 한국정부 1년 총예산을 넘는 지금 미국은 매년 100만명이 마약/알콜이 원인으로 죽어가고 있고, 100만명이 프로그램을 통해 끊고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고 있다.

새로운 100만명이 마약/알콜에 급속히 중독되어 가고 있다. 중독의 폐해에 대해 언제인가 오피니언 페이지에 실린 후 많은 분들로부터 문의전화를 받았다. 이민 역사가 짧은 한인사회에 있어서 피닉스하우스 같은 미국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의문스럽기 그지없는 곳이라, 그 곳이 군대처럼 고된 훈련을 받는, 어떤 분은 철창 속에 가두어놓고 말 안들으면 심하게 구타하는 곳으로 의문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았다.


옛날 한국에서는 각국 마약사범도 큰 범죄자로 취급, 재판 한번 받지 못하고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는 정신병원과 감옥으로 직행하였던 것이다.
증가하는 마약 인구와 99% 재범하는 한국의 마약사범은 대학에 ‘마약범죄 정보학과’까지 생겨 미국 프로그램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에는 프로그램이 각 병원에 많다. 한달에 수만 달러 지불하는 부자들 프로그램도 있고 메디케이드만 있으면 자기 개성(?)에 맞는 프로그램에 입소할 수 있다. 가장 보편적인 피닉스하우스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온통 부정적이고 불평, 불만으로 가득찬 중독자의 비뚤어진 성품을 긍정적인 정상인으로 변화시켜 사회로 복귀시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기간은 12개월, 6개월로 분류되고 기간을 다 채워도 마음가짐과 품행이 변화되어있지 않으면 졸업 후 즉시 중독자 생활로 되돌아 간다. 그리고는 죽을 때쯤 다시 들어온다. 카운셀러들은 중독자의 모든 품행을 면밀히 관찰, 사회 복귀를 결정한다.

입소 즉시 각종 질병에 걸려있는 거의 모든 중독자의 치료가 시작된다. 깊은 우울증에 대한 치료가 시작된다. 중독자 한 사람당 1년 동안 드는 총경비가 2만~3만달러인데 미정부에서 전액을 부담한다.처음 입소하면 레벨 0~4로 구분된다. 프로그램 순응 변화가 빠를수록 레벨이 올라간다. 레벨 2
가 되면 자체 경찰임무가 부여된다. 규칙을 어기고 비인간적인 언행을 하는 즉시 자체 경찰에 의해 벌칙을 받는다. 벌칙을 거부할 때는 그 자리에서 즉각 퇴소 당한다.

각종 벌칙(청소, 밥, 빨래, 외출·외박 금지 등)을 통하여 문제점을 드러앤다. 그러면 위로, 권면, 채험자의 해결점을 찾아 차마 인간의 귀로서는 들어서는 안될 처절한 마음의 상처를 털어내는 것이다.오랜 중독생활로 뇌가 망가져 끊임없이 횡설수설하는 사람이 있다. 침묵 벌칙이 내려진다. 일주일 후 고쳐진다. 한 사람이 변화하자 희한하게도 다른 사람이 변화를 받는다. 변화되지 않고 불평, 불만, 합리화하면서 쉼 없이 저항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서 온갖 벌칙은 다 감내해내는 것이다. 최고로 골칫거리다. 최후의 벌칙이 적용된다. 벽에 거울을 코 앞에 걸어놓고 책상과 걸상을 갖다 놓고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거울을 보게 하는 것이다. 하루종일. 일주일 후에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변해 있다.

나는 이 광경을 바라보면서 이 세상에서 그렇게 많이 웃어본 적이 없다. 가장 부정적인 사람이 변하니까 전체가 변하는 것이다. 빛과 소금이 된 것이다.레벨 3이 되면 기술을 배우러 학원에 다닌다. 고참이 되었다고 교만해져 규칙을 어기면 여지없이 레벨 3에서 0으로 강등된다. 레벨 4에는 일하면서 돈을 벌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 프로그램이다. 미국 프로그램은 50년 동안 걸르고 걸러낸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률이 높은 시스템이다. 그러나 한인사회 자체 전문시설을 만드는 일은 후손을 위해서라도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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