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경제전망과 세계경제의 흐름

2008-01-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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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한미정치발전연구소장)

최근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세계적 약세와 유로화의 가치 상승, 중국경제의 활성화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경제의 지형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음을 감지하게 한다. 미국 경제의 침체와 전쟁에서의 실정으로 인한 정치적 악재는 세계를 주도하는 미국의 위상에 치명적이다.미국 경제 침체의 대표적 징후는 세계경제와 금융의 중심인 뉴욕 증시의 급락이다. 이는 금융
기관들의 모기지 관련 투자손실 확대와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국제자금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자연히 세계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가치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추락은 부시대통령의 재임기간인 2000년 초부터 누적된 1조 달러가 넘는 재정과 무역수지의 적자에서 비롯된다.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세계경제 및 금융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며 달러를 전세계의 기축통화로서 통용시킨 미국의 막강한 세계경제력을 부시정부는 체질적으로 악화시킨 것이다.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비용이 재정과 무역수지 적자를 부채질함으로써 부시는 재임중에 발생한 경제실책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을 산출할 때 국방력과 경제력이 가장 큰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부시는 미국 정치사에서 실패한 대통령의 전형이 될 듯 싶다.


차기 정부 또한 미국의 패권 약화를 복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이미 추락한 미국의 위상을 어느 정도까지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이러한 미국 국내경제의 침체가 세계경제의 흐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오히려 미국의 침체는 새로운 힘의 질서로의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OPEC 국가들은 석유결재대금으로 사용하던 달러화 대신 유로화와 제 3의 통화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으며 지난해 벌어들인 6,580억
달러의 오일 머니를 미국에 투자하여 국제경제의 잠식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유로화의 가치상승으로 유럽은 새로운 정치력을 모색하고 있으며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의 엔화도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

IT 강국인 인도가 국제사회에서 서서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그들의 기술력과 경제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소련과 중국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증강시켜 국제사회에서의 정치력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미국은 무소불위의 세계 초강국에서 경제력의 침체로 인해 다양한 세력들의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서 다극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은 힘의 분배와 균형을 통한 상호 견제와 발전이라는 국제정치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상당히 바람직한 일일 수 있다.

그렇다면 새로이 개편될 국제질서에서 세계경제 10위권에 든 한반도의 위치를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대륙과 해양을 잇는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를 활용하여 동북아 물류국가로서의 목표를 달성한다면 세계경제의 새로운 흐름에 과감히 뛰어들어 제 몫을 단단히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박차를 가할 새 정부가 세계경제 10위권에서 몇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를 기대해 본다. 천연자원의 조건에서 별다른 이점을 갖지 못한 작은 섬나라인 일본은 오랜 시간 미국 다음으로 세계경제 2위를 차지했다. 비록 분단과 통일이라는 특수상황에 놓이긴 했으나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는 세계경제 주도의 가능성이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입증한다.

최근 세계 IT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시장성으로 인한 잠재력은 이미 일본을 앞지르고 있다. 더우기 유라시아를 거쳐 유럽의 심장부까지 도달하는 대륙횡단 철도가 개통된다면 그로 인한 경제특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통일이 전제되면 더욱 좋겠지만 남북이 하나되어 경제 건설에 힘을 모으면 북한 경제의 활성화와 개방화도 빠른 시일 내에 이룩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북경협을 바탕으로 한반도는 통일에의 길에 자연스럽게 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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