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반도에 대운하는 절대 안된다

2008-01-18 (금)
크게 작게

데이 권 (뉴저지)

나는 이번에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모든 정책에 동의를 한다. 그러나 운하 만큼은 아
니다.

운하는 본래 농사를 위해 발달되었으며 20세기에 들어와서 그야말로 세계적으로 동서양을 교역하는 거대한 배들이 아메리카, 아프리카 같은 큰 대륙들을 수 천마일이나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만든, 절대 불가결의 필요성에 의해서 만든, 엄청난 희생을 치루고 이룩한 파나마 운하나 수에즈 운하를 제외하고는 전근대적이고 원시적인 운송수단이다.근세기에 들어와 대륙에 운하가 있다면 거의 군사용이며 그나마 지금은 모두 유람선이나 띄우는 관광용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고 박정희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설치하고자 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었다고 하나 세계적인 추세이며 육상구물인 고속도로와 전근대적이며 시대착오적인 수중구조물인 운하와는 천지 차이로 다르며 특히 다음과같은 관점에서 나는 이를 절대 반대한다.

(1)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일본에서는 어느 정도 타당성도 있고 활용성도 있겠으나 3분의 2가 산악지방인 한반도는 대부분이 고지대로서 여기에다 운하를 한다는 것은 풍수지리와 환경파괴를 떠나서 나라의 심장과 골격을 파헤치는 행위이다.

(2) 청계천은 공교롭게도 그 복개공사를 일제시대에 일본에서 수차례 시도하다가 결국 1937년 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태평양전쟁을 위해서 그들이 시작한 공사이며 해방 후 우리의 위정자들에 의해 완공된 해서는 안될, 애초부터 잘못된 공사였다.이명박씨가 이를 원상복귀시키는 것은 높이 살만 하지만 청계천은 그 규모가 6km 도 안되는 실개천의 지상 구조물이며 대운하는 500km 가 넘는 수중구조물로서 100배 내지 1,000배가 넘는 엄청난 공사로 청계천 복개공사처럼 해서는 안될 잘못된 구상이다.

(3)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운하를 판다고 하는데 이는 심장을 떼어다가 옆구리나 팔다리를 고치겠다는 소리와 같다.1970년대 말, 1980년대 초에 우리의 근로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에서 부작용도 있었지만 많은 돈을 벌어들인 적이 있었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무궁한 노동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중동국가들은 막대한 석유자본으로 어마어마한 공사를 벌려놓고 우리나라와 같은 해외인력을 고용했다. 왜? 그들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절대적으로 인력자원이 없었기 때문이다.지금 한국에서는 어떠한가? 영어를 배운답시고 해외연수를 몇 번씩 하고 대학을 나온 많은 수의 청장년들이 만년 실업자로 늙어가고 있는데 여기저기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다고 들었다. 운하를 판다고 우리나라가 저절로 부자가 되고, 그 청장년들이 공사장에 뛰어들어 일을 할 것 같은가? 그 공사로 인하여 우리는 우리의 가슴을 헤치며 심장을 내어주고 더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만 불러들일
것이다.돌, 자갈 등 골재를 팔아서 공사대금의 60%를 충당한다는 이런 봉이김선달 같은 발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이제 이명박씨가 해야 할 첫번째 과제는 운하를 파는 것이 아니라 이구미공단부터 없애던가, 낙동강 하류 혹은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6) 내가 살고있는 뉴저지주에는 해마다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침수되는 고급주택도 많은 웨인(Wayne)이라는 동네가 있다. 건설업자들이 COE(미공병대)의 타당성 기술조사를 빌미로 지하 터널을 만들어 홍수 때 고인 물을 바다(대서양)로 빼내고자 하는 공사를 수 차례 시도했으나 환경보호자들의 반대로 번번히 좌절되고 말았다.어떠한 악조건에서도 이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는 못할 것이 없으나 해야 할 것이 있고, 해서는 안 될 것이 있는 것이다.


(7) 지난해 말, 선거가 한창 절정에 이를 무렵 서해 앞바다에서 엄청난 규모의 유조선 파괴 사건이 일어났다. 그 피해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고 어부들의 생계수단과 그 주위의 국가적 휴양시설들을 초토화 시켰지만 이는 우리 한반도에 운하를 파서는 안된다는 마지막 경고로 본다.

왜?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는 생계수단과 시설들을 초토화 시켰지만 이러한 사고가 만일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 강줄기 상류에서 일어났다고 하면 이는 우리 5,000만 국민의 생명줄을 끊어놓는 격이다. 그들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2중, 3중의 조치를 취한다고 하는데 그러한 선견지명이 있으면 운하를 취소할 줄 아는 선견지명을 택하기 바란다.

나는 이명박씨가 운하를 팜으로써 이 나라를 아주 망치려고 작정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 국민들은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었을 때처럼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를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