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나마(panama)운하와 한국 운하

2008-01-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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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육군공병 예비역 중령)

박정희대통령 시절에 2,0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한 업체에는 외국산 자동차 1대를 수입하는 특혜를 주어 내가 근무하던 회사에서 계약 당사자가 되어 벤츠차 한대를 당시 반도호텔에 와있던 벤츠회사 지점에서 계약했다. 독일에서 한국까지는 수에즈(Suez)운하 통과시 보통 빠르면 20여일이면 도착하는데, 이집트에서 낫셀(Nassel) 중령이 혁명을 일으켜서 영국으로부터 완전 인수받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려 당시 계약 후 아프리카를 돌아서 오는 바람에 2개월 반만에 인수된 바 있다.

1953년에 내가 미국 공병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을 때 파나마운하를 영화로 교육받은 바가 있는데 지난 해 9월에 중남미 12개국 기독군인회의에 참석할 기회가 있어서 파나마 운하 현장을 직접 보았는데 ‘파나마’라는 나라는 우리나라 국토의 3분의 1밖에 안되는 작은 나라이다.


가장 짧은 80km를 운하로 만들고 갑문 3개로 통과하는데 불과 8시간에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통과되며 배 한 척에 통과비는 2만 달러이다. 그런데 하루에 38척의 배가 통과된다. 엄청한 세입이다.1534년에 스페인 국왕 가르로스 5세가 폭 80km 되는 곳을 측량하고 1880년에 프랑스 만국회사를 설립, 굴착을 시작하여 1889년에 파산하고 1894년에 재차 도전하였으나 자금난으로 미국에 4만 달러에 넘겨주었다.

미국은 1904년에 시작하여 10년만에 완성하였는데 미국 공병대가 맡아 7만5,000명의 인원과 4억 달러를 들여 완공하였다. 이 때 열대지방에 말라리아와 독사뱀 등에 2만여명이 희생되었다. 운하 갑문은 폭이 32m, 길이 294m, 갑문을 3개 통과하여야 한다. 수심을 11m까지를 파고 약 1억5,200만 입방미터를 준설하는데 모래 제거량이 무려 화물열차에 지구를 4바퀴 돌 수 있는 막대한 공사량이다.

한국에 운하가 건설될 시는 산간오지에 공장이 들어설 수 있어 막대한 물량이 운반될 수 있으며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천하 제일가는 관광지가 될 것이며 자연훼손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필자 생각으로는 오히려 잘 다듬어서 미화, 녹화하여 유럽의 다뉴브강과 같이 5천년 역사를 뒤집는 대역사가 될 것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며 물을 잘 이용하는 나라가 문명국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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