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건강이 제일이다

2008-01-16 (수)
크게 작게
여주영(논설위원)

올 겨울은 별로 춥지도 않은데 나는 요즈음 감기로 무척 고생했다. 병원에 다닐 정도는 아닌데 이번 감기는 정말 오랫동안 사람을 힘들게 한다. 나이 탓도 있는 것일까? 젊고 건강하다는 것은 회복능력과 비례한다고 한다. 나이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건강에 대한 화제는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는데 올해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몸의 상태를 보니 건강에 좀 더 신경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신체의 건강은 정신적인 마음의 자세에도 영향을 준다. 건강에 따라 마음도 따라간다고 하지 않는가. 나이가 들수록 몸이 여기 저기 고장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무생물과 달리 모든 생물은, 즉 생명 있는 유기체들은 모두가 늙거나 병들게 마련이다. 쇠로 만든 자동차도 몇 년쓰면 여기 저기 고장이 나는 것과 같이 신체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면서 고장이 난 차를 수리하다보면 자연히 자동차 구조와 부품을 조금씩 알게 된다.
자동차는 엔진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2만 가지나 되는 부품이 연결되었을 때 비로소 안전하게 움직이고 정지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인체는 자동차보다 더 많은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자동차부품이 닳는 것처럼 시간이 흐르면 노화현상이 일어나고 고장이 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면 더욱 건강에 유념해야 한다. 새 차만 타는 사람은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 잘 모르듯, 건강할 때는 누구나 건강의 소중함을 잘 모른다. 자동차도 성능이 좋을 때 기름을 쳐주고 여기 저기 때맞추어 손을 잘 봐주면 더 오래 가는 것처럼 몸에도 좋은 운동이나 좋은 음식을 건강할 때 좀 더 잘 챙겨줄 경우 건강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주위에서 보면 나이가 들었어도 끄떡없이 건강한 몸으로 즐겁게 생활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60도 채 안됐는데 건강을 잃고 비참하게 지내는 사람이 없지 않다. 이는 젊었을 때 건강을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이다. 늘 몸이 불편해 병원 문을 들락날락하던 사람은 그래도 평소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며 지내기 때문에 오히려 오래 살고, 늘 건강을 자신하며 병원문전에는 가보지도 않은 사람들 중에 갑자기 목숨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건강만은 큰소리칠 일이 아니라고 하지 않는가!

건강은 돈 보다도 중요하다. 실례로 내가 아는 한 부동산 중개인은 한국에서 재벌들을 쉴 새 없이 헬리콥터로 실어 나르면서 죽어라고 일해 돈을 엄청나게 벌었다. 그런데 그는 이제 겨우 55세 밖에 안됐는데, 벌써부터 숨이 차서 15미터도 채 못걸어 가다 쉬고, 또 15미터쯤 가다가 쉬고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돈 벌기에 급급하다 보니 평소 몸 관리도 잘 못하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그만 건강을 잃은 것이다. 또 한 사람은 비즈니스 운이 좋아 돈을 많이 벌어 안정은 되었는데 비싼 양주를 원 없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시다가 결국 환갑도 채 안돼 간암에 걸려 죽고 말았다. 그는 죽기 전 의사를 붙들고 “내가 갖고 있는 전 재산을 다 줄 터이니 내 목숨만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하지만 아무런 소용없이 그는 황달에서 흑달로 얼굴색이 까맣게 변하면서 죽어갔다. 거듭 강조되는 얘기지만 정말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건강이다.

“건강의 유지관리는 생리학적 도덕이기 때문에 우리의 의무”라는 말이 있다. 이번 새해에는 다른 목표도 중요하지만 건강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신경을 기울여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지키는 일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겠다. 영양도 보충할 건 보충하고 금할 것은 금하고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쉬어가며 해야겠다. 서양속담에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라고 하였다. 성경에도 “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근원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건강이란 몸과 마음이 다 균형이 맞는 것을 말한다. 이 발란스가 깨졌다면 지금이라도 수리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직도 할 일은 많은데 몸이 아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무조건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해야 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