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 칼럼> 밤에 뜬 태양

2025-10-22 (수) 10: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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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봉대 목사/ 에벤에셀교회

스펄전 목사에게 젊은이가 찾아와 물었다. “목사님, 성경에서 기적이야기만 없으면, 나는 하나님을 믿겠습니다.” 스펄전 목사가 대답했다. “젊은이, 성경에서 기적 이야기를 빼면, 성경은 겉 표지만 남는다네.”


그렇다. 성경은 기적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킬 때 애굽에 내린 10가지 재앙, 홍해바다를 둘로 나눈 것, 쓴 물을 단 물로 바꾼 것, 반석에서 물이 나온 것, 하늘에게서 만나를 내린 것 등, 모두가 다 기적이었다.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을 점령한 사건도 다 기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기적이 기브온에서 해와 달이 멈춘 사건이다. 기브온 전투에서 여호수아가 “해야 멈추어라”, “달아 멈추어라”하니까 이스라엘 백성이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해와 달이 멈추는 놀라운 기적이 나타났다. 해와 달이 멈춘 것을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해와 달이 멈추었다고 했다.



그러면 태양이 멈춘 기적의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다.


기도는 하나님과 우리를 연결하는 링크다. 기차는 링크를 통해 기관차의 힘이 객차에게 전달되어 힘차게 달린다. 하나님이 기관차라면, 우리는 객차다. 우리는 기도의 링크를 통해 기관차와 같은 하나님의 능력과 힘이 객차와 같은 우리에게 전달되어 일하게 된다. 여호수아가 기브온 전투에서 “해야 멈추어라”, “달아 멈추어라” 선언하였던 것처럼 확신을 갖고 하나님께 기도하시기 바란다. 하나님은 우리가 믿음 안에서 승리할 때까지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시고 응답해 주시는 분이다.


둘째, 하나님은 능력을 주시는 분이다.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된 여호수아는 과연 나에게 모세와도 같은 능력이 있을까 두려워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누구에게나 능력을 주셨다. 사람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냐 능력이 없는 사람이냐로 구분되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하나님이 주신 능력이 있는데, 그것을 잘 활용해서 쓰느냐 아니면 능력이 있는데도 쓰지 못하고 있느냐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국의 유명한 학자였던 공 손룡이 조나라에 있을 때 “나는 아무 재능도 없는 사람은 받아드리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어느 날 남루한 옷을 입은 한 젊은이가 찾아와서 제자를 삼아 달라고 요청하였다.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나는 목청이 좋아서 소리를 지를 수 있는 재능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주변에서 이 소리를 듣던 제자들이 비웃었다. 공 손룡은 “너희들 가운데 소리를 잘 지르는 사람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아무도 없다고 대답하였다. 그는 그 찾아온 사람을 제자로 쓰겠다고 말했다.


조나라 왕은 공 손룡을 연나라 사신으로 보냈다. 공 손룡이 제자들과 함께 큰 강가에 이르렀다. 배가 반대편에 있어서 건널 방법이 없었다. 소리를 잘 지르는 그 제자가 강 저편을 향하여 소리를 질렀다. 그 목소리를 들은 뱃사공이 배를 이쪽으로 몰고 와 공 손룡 일행은 무사히 강을 건넜다.



셋째, 하나님은 약속을 성취하시는 분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하늘의 별처럼 많은 후손과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많은 후손을 주겠다는 약속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종살이하는 동안 이루어졌고, 땅을 주겠다는 약속은 여호수아 때 이루어졌다.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기적은 그냥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나님은 기적 속에 인간이 해야 할 일을 남겨두셨다. 기적은 끝까지 하나님을 믿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일어났다. 하나님은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축복하신다.


밤에 뜬 태양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우리의 삶은 낮과 같이 밝을 때도 있고 밤과 같이 어두울 때도 있다. 예수님은 밤과 같이 어두운 인생에 빛이 되어주신 분이다. 이 땅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모두 어두운 밤과 같은 어려움과 고난 속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해와 같이 밝은 빛이 되어 주셨다. 예수님은 우리가 광야와 같은 이 세상에서 최후 승리를 얻을 때까지 해와 같이 멈추어 서서 내 삶의 어둠을 밝혀 주시고 믿음의 길을 인도해 주시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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