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미국을 움직이는 주체는 시민이 되어야…

2024-09-24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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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정 미국을 움직이고 있을까?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대통령일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의회가 정한 법의 테두리안에서 미국을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입법 권한을 가진 의회도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과 이익단체들은 로비스트를 고용하여 입법활동을 한다.

그래서 미국을 움직이는 사람들 중에는 일반인들이 알수 없는 비선출직 인사들이 많이 있고 이들의 영향력 역시 상당하다. 그리고 미국은 이들 로비스트를 합법화 하고 있다.
2024년 9월 22일자 폴리티코 신문은 메릴랜드 대학과 탐사보도 전문 하워더 센터(Howard Center for Investigative Journalism)와 협력하여 공개된 하원 여행 데이터를 분석하였는데, 2012년 이후 로비스트와 깊은 관계가 있는 비영리단체와 개인의 비용 지불로 연방의원과 직원들이 여행한 것이 최소 17,000회 라고 밝혔다.

그중 의회연구소(Congressional Institute)라는 비영리 단체가 2012년 부터 2023년까지 의회직원과 한명의 의원을 위하여 4,200회 이상의 여행 경비를 지원했다고 한다.
공화당 베테랑 직원 출신들이 운영하는 이 연구소는 Business Roundtable과 미병원협회(American Hospital Association)과 같은 사적 이익 단체에서 년 300만달러 회비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의회연구소는 1987년 설립된 비영리 교육기관으로 웹싸이트엔 “의원과 의원사무실 직원들이 입법 우선순위와 전략을 논의하고 서로 해당분야의 전문가들과 전문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많은 로비스트들이 처음부터 의회 연구소의 일원이었으며 로비 회사인 Duberstein Group의 창립자이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전 수석 보좌관인 듀버스타인이 이 연구소의 창립 이사회 의장이었다고 한다.

대통령과 연방의원들을 선출하는 주체는 미국시민들이다. 그런데 입법에 영향을 미치는 상당수의 사람들은 로비스트다. 그리고 이들 로비스트를 공개, 비공개적으로 고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법을 만드는 집단들이 있다.

가끔은 시민들 스스로가 조직하여 대의회 입법 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큰돈을 가진 이익 집단의 로비가 미국의 의회를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시민들은 선거로 선출직을 뽑으면 정치인들이 알아서 잘 할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잘못하면 비난을 한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 작동을 잘 알고 있는 기업과 이익 집단들은 로비스트를 고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입법활동을 한다.

2007년 연방하원에서 통과된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결의안’은 모범적인 시민로비활동 이른바 풀뿌리 활동이다. 또한 시민참여센터가 2009년 뉴욕과 뉴저지 인턴들에게 풀뿌리 활동을 가르치기 위하여 시작했고 2013년 결과를 만들었던 뉴욕 플러싱의 노던 블러바드 주정차 금지규정 철폐와, 버겐카운티 펠리세이즈 팍타운 세계 최초의 위안부 기림비 건립도 모범적인 풀뿌리 활동이다.

2020년 시민참여센터와 여러 한인단체들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뉴저지 네일협회의 서류미비자 네일면허 시험 요구로 시작된 대의회 활동은 그해 9월 1일 입법되었다. 시민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의 이익을 만드는 모법 답안이었다.

지금까지는 돈을 가진 이익집단들이 로비스트를 고용해 대의회 로비를 했는데 이제부터는 시민들이 새로운 미국을 위한 입법활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래야 소수의 이익만을 위한 미국의 정책이 아닌 미국 시민 전체를 위한 정책을 만들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민참여센터는 뉴욕과 뉴저지에서 정치인들과 매년 타운홀 미팅을 하면서 우리 커뮤니티 스스로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하고 있고, 매년 인턴들에게 풀뿌리 활동을 가르치고 있다.
이제는 시민이 주체가 되어 새로운 미국을 만들어 가는 시대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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