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빅토리아 이의 죽음과 시위

2024-09-20 (금) 테렌스 박/아시안아메리칸유권자연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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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꼭 필요하다면, 시위는 민첩하고, 절실하게 사건이 발생한 후 시위의 효력을 잃기 전에, 촌각을 다퉈 빨리 집행되어야 한다. 언론이 시위의 당위성 이란 편에 서서 사실을 보도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시위의 목적이 대중의 마음에 반영되어 여론이 형성되면, 사회 지도자와 정치인이 움직이게 되며 시위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

필자는 1990년 레드 애플(Red Apple) 한인 야채가게를 기점으로 일어난 한^흑 분규사건을 시점으로 2024년 빅토리아 이 시위까지 수많은 시위를 몸소 치르고, 다양 복잡한 인종의 대 집합 도시인 뉴욕시의 특수법무집행 시장실(Mayor’s Office of Special Enforcement)에서 일하며 34년간 경험하고 목격한 시위의 대한 “정의” 이다.

시위 중 가장 절박한 시위는 생명이 무고하게 죽임을 당했을 때다. 무고한 생명의 죽음 앞에 시위를 주저하고 미온적으로 미루어서는 안 되며 일정기간 시간을 주어서도 안 된다 - 즉시 해야 한다. 왜냐하면 당국이 어떠한 이유로든지 방향설정을 먼저 해 놓으면 설정한 정책을 돌이키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위의 목적은 외교적 협상이 아니다. 시위의 우선적 목적은 당국이 사건 해결책의 방향을 설정하기 전에 피해자의 뜻을 최대한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실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에, 최대한의 동조세력을 모아 절실하고 애절하나 이성을 잃지 않고 지적인 모습으로 대중과의 호흡을 맞춰서 시위를 주도하여 당국으로 하여금 보다 신중하고, 민첩하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도록 압력을 가하는데 있다.

여러분은 기억하는가? 브루크린 하이츠(Brooklyn Heights)에서 유태인 어린 학생이 등교를 하다가 버스에 치어 목숨을 잃었을 때 검은 양복에, 검은 모자를 쓰고, 곱슬 옆수염과 앞수염을 기른 하세딕(Hasidic) 정통 유태인들이 어린아이의 관을 매고 개미 때처럼 몰려 시위하던 모습을, 여러분은 기억하는가?

알 샤프톤 (Al Sharpton)목사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흑인의 편에 서서 싸우는 모습을. 시위에 입각하여 유태인과 흑인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선 목숨을 내놓고 한 마음으로 단결하여 투쟁하는 모습이다.

빅토리아 이의 죽음은 우리 딸의 죽음이고, 동포 누구에게라도 닥칠 수 있는 일이기에 뉴저지한인회의 일이 아니라 우리 동포의 권익이 달린 범 동포 적인 일이다. 그러므로 강 건너 일이라 방관해서도, 강 건너 동포 향한 배타적인 마음도 무너 버리고 단결하여 역량을 모아 함께 나아가야 할 때다. 이에, 우리의 권익을 위해 싸우겠다고 나선 현역 지역 정치인들은 정의롭게 일어나서 사회를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

한 시골마을에 어린아이가 친구들 이랑 놀고 각자 집으로 돌아 갔는데 저녁밥 먹을 시간이 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자 엄마, 아빠가 찾아 나섰으나 못 찾았고, 어둠이 내려도 아이는 돌아오지 않자 부모의 근심은 깊어만 갔다.

그때 누군가가 내가 아이가 뒷산으로 올라 가는 모습을 보았다며 횃불을 들고 산으로 올라 가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하나, 둘씩 그 사람 뒤를 따라 아이를 찾아 나섰다. 횃불을 든 사람의 모습은 어둠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를 찾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동네사람 모두들 횃불을 따라 산을 오르고 있었다.

대표성 있는 모두가 횃불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횃불을 든 사람은 보지 말고 우리사회에 또다른 빅토리아 이와 같은 죽음을 막기위해, 우리의 권익을 찾기 위한 일념으로 횃불을 따라 함께 나아 가야 한다.

주사위는 던져 졌으며 우리는 루비콘(Rubicon) 강을 이미 넘었다. 이제, 우리의 권익을 찾기 위해 투쟁하여야 한다. 단결은 우리에게 주어졌으며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테렌스 박/아시안아메리칸유권자연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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