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 설 - 역대회장단, 분열의 흑역사 만들 건가

2023-05-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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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대 한인회장 선거 파행으로 비상체제에 들어간 뉴욕한인회의 주도권을 놓고 뉴욕한인회역대회장단(이하 협의회)이 둘로 쪼개져 갈등 양상이 깊어지고 있다. 1960년 창립되어 50만 한인동포를 대표하며 권익신장과 위상강화, 친목도모를 해온 뉴욕한인회의 전통에 분열의 흑역사를 만들게 생겼다.

지난 2일 뉴욕한인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뉴욕한인회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오는 20일 회칙개정 임시총회를 예정했다. 비대위는 김정희, 이문성, 변종덕, 김재택, 이정화, 신만우, 이경로, 김민선 전 회장, 총 8명이 참여했다. 총회에서 시급한 후보자격 회칙 개정 후 2달 내 차기회장 선출을 마치겠다고 한다.

지난 4월30일 임기를 마친 찰스 윤 직전 회장 측은 비대위의 활동상을 놓고 의결 정족수를 충족 못한 비대위는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즉시 해산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은 전직회장들(강익조, 조병창, 김석주, 김기철, 이세목. 하용화, 찰스 윤)이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찰스 윤 직전회장은 자신을 위원장으로 한 정상화위원회(이하 정상위)를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비대위측은 정상위 표결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면서 정상위 재구성을 요구한 바 있다.

63년 뉴욕한인회 역사동안 각기 뉴욕한인회의 성장 발전에 기여해 온 기라성 같은 한인회장 15명이 반으로 편을 갈라서 한인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장면은 볼썽사납다. 한인사회 분열시 원로의 목소리로 수습의 주체가 되어야 할 역대회장단이 이 무슨 부끄러운 행동인지 모르겠다. 하루빨리 한인회를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

그렇다면 찰스 윤 직전회장 측과 비대위 측이 뉴욕한인회 주도권을 놓고 한 지붕 두 가족이 된 모양새가 된 요인을 잠시 짚어보자.
첫째 뉴욕한인회는 회장을 직접 선거로 선출한다. 이는 대부분의 미주 타 지역의 간접 선거 혹은 이사회 중심 회장선거보다는 회장직에 정당성과 권위를 부여한다.

둘째 뉴욕한인회는 맨하탄 한복판에 번듯한 뉴욕한인회관을 지니고 있다. 부동산 가치로 6,000여만 달러에 달하는 한인회관은 동포들의 성금으로 마련된 우리들의 집이다. 이에 임대 및 투자개발 등 회관을 빌미로 삼은 여러 문제들이 생길 여지가 다분하다.

셋째 역대회장단의 활동이 타 지역 어느 한인회보다 활발하고 발언권이 세다. 이 세 가지 요인을 바탕으로 한 이번 찰스 윤 직전회장 측과 비대위 측의 분열은 상황이 어렵게 전개되었고 해결책도 모호해 보인다.

그러나, 양측의 주장을 감안하면 해결방안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일단 신임뉴욕한인회장이 선출되면 갈등은 일거에 봉합된다. 제38대 회장단 출범을 7월1일에 시키겠다고 양측 모두 공언하고 있다. 회장 출마 자격을 제한하는 회칙을 원 포인트 개정하겠다는 것도 똑같다.

그러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해결된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역대 회장단이 계속 싸운다면 한인사회의 지도자라 할 수 있겠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지혜를 모아 뉴욕한인회가 미국 사회에서 한인사회를 대표하고 대변하는 단체로서 당당함을 되찾고 바로 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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