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 - “누군가 씨를 뿌리면 반드시 자라게 마련이다”

2023-04-20 (목)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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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23일 세상을 떠난 김우수씨의 생애를 회고해본다. 그는 54살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않았다, 물론 자녀도 없고, 부모, 친척도 없이 공부조차 못한 독신자로서 중국집 오토바이 배달원에 불과했다. 한 달에 70만 원 받는 것이 전부고 재산도 없는지라 겨우 한 명 누우면 꽉 차는 쪽 방에서 혼자 잠자는 형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짜장면, 우동을 배달하던 중 승용차와 충돌, 병원에 실려 갔다가 25일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런데 그의 장례식에 이명박 대통령과 영부인 김옥순 여사, 그밖에 나경원 의원 등 정계 거물들이 참여했다.

그토록 관심을 끌게 된 이유가 있었다, 그렇게 어렵게 살면서도 매월 10여 만 원씩을 어린이 재단을 통해 소년소녀 가장을 도왔던 것이다, 그리고 4,000만 원짜리 보험도 들어 그가 죽은 뒤 그 돈을 어린이 재단을 돕는 데 사용하라고 했다, 당시 어린이재단 최불암 후원회장이 상주 역할을 맡아 장례를 주도하였다.


그가 죽은 이후 어린이 재단에 기부하는 사람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고 한다, 홈페이지 댓글에는 “천사 중국집 배달원 아저씨의 뜻을 이어 계속 기부하겠다” 고 쓰여있다고 한다.

나도 이 글을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충효재단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나라에 충성 부모에게 효도 어른 공경하는 아름다운 풍습이 어느 나라 민족보다 탁월하였기에 동양예의 지국이란 칭호까지 받았다.

그러나 우리가 미국에 이민 와 살면서 자유란 물결 속에서 청소년들의 방황은 물론 효 사상이 땅에 떨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다 못해 2002년부터 효자, 효녀, 효부 등을 발굴하여 시상해 왔다.

10여 년 전부터는 병상에 있는 부모를 지극정성 돌보는 효성이 지극한 남녀학생에게 장학금을 시상하고 있다. 2019년에 19회째 행사를 치른 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3년간 행사를 못해 오다가 오는 5월6일에 제20회 시상식과 경로잔치를 계획하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요자금이 필요하다. 내 나이 99세 고령으로 언제 하나님 품으로 갈지 미지수이나 기만 달러를 기증했고 내가 사망 후 노인상조회로부터 받게 될 상조금도 모두 재단에서 쓸 수 있도록 희사했다.

4월22일에는 재단이사장 김영덕 박사와 이정공 수석 부회장이 재단 육성차원에서 기금모금의 밤까지 갖게 되었다. 예로 든 김우수씨의 경우처럼 뿌려진 씨가 크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속에 감사하고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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