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지구온난화’ 막아야 한다

2008-03-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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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주필)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고 남극대륙이 줄어들면서 온나화로 인한 인류의 재앙을 막아야 한다는 각성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유엔은 지난 1988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를 발족한 후 5~6년에 한 번씩 기후 변화에 관한 평가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해 이 위원회는 환경운동가로 변신하여 지구온난화 방지운동을 벌인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취임 초부터 지구온난화 방지 문제를 주요 과제로 삼아 이 문제를 세계의 최대 이슈로 부각시켰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화석연료의 사용 때문에 발생하는 탄산가스라고 한다. 과거에는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아졌고 특히 20세기 후반부터 각국이 공업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탄산가스의 배출량이 급격히 늘었다. 화석연료의 사용에서 배출된 탄산가스는 지구를 둘러싸서 태양 복사열이 대기권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지구는 마치 비닐하우스의 내부처럼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한국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각 절기의 기온이 100년 전에 비해 3~4도씩 상승했으며 보름마다 들어있는 24절기가 한 단계씩 앞당겨졌다고 한다. 그리하여 봄이 2주 정도 빨라졌고
가을은 1주 정도 늦어졌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기상 변화는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온대지방에 아열대 식물이 자라고 특정해역에 살던 어종이 사라지고 있다. 북극의 빙산과 남극의 얼음대륙이 녹아서 해수변이 높아지면 미국의 플로리다와 같은 낮은 지역이 물에 잠기게 된다. 유엔보고서는 지구의 기온이 3도 이상 오르면 전세계 해안의 30%가 침수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1세기에 3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지구온난화는 육지의 사막화를 가속화시켜 생태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활까지 위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샌디에고의 캘리포니아대
학 연구진은 라스베가스와 LA, 샌디에고 등 서부지역의 급수원인 미드호수가 다른 요인과 함께 온난화로 인해 13년 안에 고갈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류의 종말을 예언한 요한계시록에는 종말현상으로 자연재앙을 묘사하고 있다. 자연재앙은 노아의 홍수에서 보듯이 인류를 멸망시키기에 충분하다. 중생대에 번성했던 공룡이 갑자기 사라지게 된 원인에 여러가지 학설이 있지만 모두 기후와 생태계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만약 지구에 빙하시대가 갑자기 도래한다든지 운석이 떨어져서 그 먼지로 인한 암흑상태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사람들이 탄산가스를 배출하여 지구의 멸망을 재촉한다면 이것은 자살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성경은 천국과 지옥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천국이요 지옥인 것이다. 어떤 사람은 지구에서 1000광년 떨어진 오리온좌의 어느 별이 천국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태양계 안은 물론이고 태양계 밖의 어느 은하계에도 지구와 같은 조건으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은 없다. 하나님이 사람을 만들어 에덴동산에 살게 했는데 그 에덴동산이 지구이며 이 지구가 천국이었던 것이다. 이 천국을 사람들이 점점 망가뜨렸는데 사람들이 지구를 온난화시킨다면 그것은 곧 지구를 불지옥으로 만드는 행위가 될 것이다.

지구는 인류의 영원한 생활터전이고 우리는 이 지구의 삶을 잠시 거쳐가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유원지에 놀러갔다가도 자리를 뜰 때는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떠나는데 하물며 평생을 살고 떠나야 하는 이 지구를 지옥으로 만들어 놓아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식품이 건강을 해친다고 하면 그 식품이 아무리 맛이 있고 영양가가 높다고 해도 먹기를 삼가하고 채식 등 대체식품을 찾는다. 화석연료에 아무리 길들여져 있다고 하더라도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면 대체에너지를 찾아야 한다.

드디어 가톨릭교회가 인류에 재앙을 가져올 환경오염을 죄악으로 보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환경운동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사람을 자연의 일부로 보고 있는 종교적 시각에서 당연한 운동이다. 가톨릭교회나 기독교 뿐만 아니라 불교도 사람과 자연을 동일시 한다. 불교에서 윤회사상으로 미물이라도 생명을 중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지구온난화는 정치적 문제나 사회운동의 대상에 그칠 일이 아니다.

자연의 섭리를 파괴하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 뿐 아니라 모든 종교와 시민단체들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지구 살리기 운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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