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류(韓流)란 무엇인가?

2008-03-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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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구(의사)

‘한류’란 무엇인가? 한류는 병들지 않은 건강한 부분의 우리 민족성이 서양의 기술과 표현력을 만나서 피어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스승인 이동식 선생에 의하면(한국정신치료학회보 제 32권 6호) “19세기 말 서구 열강의 식민 제국주의 일환으로 일본에 의해 우리나라가 강제로 점령당하여 세계사의 무대에서 한국이란 나라와 문화가 사라졌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 신부는 한국에 와서 밤 열차도 타보고 한국의 문물도 접해보고 난 후 남긴 말이 “일본에 의해 한국은 생매장” 되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 ‘홍익인간 사상’이 세계를 지도할 것이란 말을 남기고 작고했다.

결국 한류(韓流)란 생매장 되었던 한국인의 심성(心性)이 여러 방면으로 세계를 향하여 분출하였고, 또 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보인다.
한국의 드라마, 음악 등은 일본사람을 울리고 ‘욘사마’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욘사마가 일본을 바꾸고 있어요” 오사와 츠토무 재한 일본공사와 대담(매일신문 2004년 12월 27일)한 기사다. 욘사마가 일본 공항에 도착했을 때 5,000명이 넘는 중·노년층 일본여성들이 열광했다. 이중 노년의 일본여성들이 한국을 혐오한 대표집단층이었었다. 그러나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싫어했던 이 사람들이 “아! 한국은 이런 나라구나! 하고 깨달으면서 친밀감을 느껴요”라고 했다.


한류의 한 특징이 타인종, 타문화권 사람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대장금, 허준, 주몽 등의 드라마와 음악, 영화, 운동, 올림픽, IT상품 등등도 비슷한 반응이다.그러면 왜 친밀감을 느낄까?
전 정신문화연구원 원장을 지낸 유승국 교수에 의하면 산해경(山海經)이란 아주 오래된 중국 풍물책에 동이(東夷)족은 “길을 갈 때는 서로 비켜주고 활을 잘 쏘며 음주, 가무에 능하고 집안에서는 소반에 음식을 놓고 겸상을 하며 마루에는 ‘호피’를 깔았다”고 적혀 있었다.

또 후한서 동이전에는 “동이(東夷)는 근본이 어질(仁)고 생물을 사랑하며, 천성이 유순하여 약탈을 하지 않았다”라고 기록되었다고 한다. 한말로 말하면 우리 민족은 ‘어질 인(仁)’으로 5,000년을 관통해 오고 있고 우리 문화는 ‘仁’의 표출이고 한국민은 본래 ‘어진 사람’들인데 외세(사대사상과 일본에 패배한 식민사관)에 대항하여 싸워 이기지 못하고 속으로 항복하여 생긴 패배의식, 엽전사상에 병들어 있다가 이제 4.19를 경험하고 대외적, 특히 일본과의 경쟁을 통하여 이겨낸 해외 상사원들이 자신감을 제일 먼저 자각하고 한국으로 들어와서 우리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일으켜 우리들 자신의 재발견과 우리 것 찾기 운동으로 한 단계 발전하여 결국 경제대국에서 지금은 문화대국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한복판에 ‘한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성의 근본인 ‘인(仁)’이란 무엇일까? ‘仁’은 유교적인 용어지만 이것을 비유하면(이동식 선생님에 의하면) 봄볕과 같은 것이다. 봄이 되면 만물이 생기를 찾는다. 앙상한 가지마다 새 순이 나오는가 하면 아직까지 눈 덮힌 언 땅에서도 노란 새싹이 눈덩이를 머리 위에 이고 살며시 솟아오른다.봄빛은 너와 남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공평하고 봄 분위기를 만들 뿐이다. 따라서 지상에 있는 동식물은 물론 무생물까지도 그 영향을 받는다. 말하자면 ‘자애무한(慈愛無限)’하다. 仁이란 이와 같다는 뜻이다.

한류가 한국 문화이며 이제 우리 민족의 본래 성품이 모든 방면에서 분출되어 나오고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같이 한류의 특징은 다른 문화권에 전혀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리고 강요하지도 않는다.‘노동의 종말’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J. Rifkin)(조선일보 2004년 1월 20일)와의 대담에 보면 “한국 한류 열풍을 이어가면 아시아를 주도할 수 있고” “아시아, 미국, 유럽의 특성을 한국은 모두 갖추었으며” “한국은 아메리칸 드림과 유러피안 드림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나라”리며 문화의 힘을 강조했다.유성국 교수에 의하면 광개토대왕 비문에 있는 고구려 동명성왕(BC 37)의 건국이념이 ‘도(道)’로써 다스리고 사해(四海), 즉 세계를 영원히 편안하게 한다는 말과 그리고 단군의 건국이념과도 일치한다.

요즈음 태안 앞바다 기름 누출사고 때 국민들의 반응(수개월 내에 백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내 일처럼 기름을 제거)이나 일본에 유학중인 한 학생이 술취한 일본인을 철로에서 구하고 자기가 죽었다든지, 비와 박진영, 원더걸스, 그리고 김윤진의 미국 방송국 순례회담 등등 다 같이 저변에 우리 민족의 병들지 않는 건강한 부분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정당하지 않은 외부 간섭만 없으면 우리 민족은 신명나는 민족이란 뜻이다.한류는 우리 민족이 5000여년을 관통하여 지녀온 ‘인(仁)’의 표출인 ‘한국 고유문화’이고 타 문화권에서는 흉내낼 수 없다. 그리고 타문화와 한류는 충돌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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