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박증

2008-03-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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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식(뉴욕가정상담소 호돌이학교 카운셀러)

강박증이란 불합리하다는 것을 분명히 자각하면서도 어떤 생각 행위를 억제하지 못하는 신경증을 말한다. 강박 신경증이라고도 하는데 이러한 강박증세는 강박관념과 강박행위로 나눌 수 있다. 불합리하며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스스로 판단하면서도 그러한 관념이 자기 의식을 압도적인 힘으로 점유해버리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는 강박관념, 그리고 대개는 그러한 강박관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불합리한 짓인 줄을 알면서도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취하지 않을 수 없는 강박행위와 같은 것이 주요 증세를 이룬다. 양자는 서로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강박관념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이 의혹증인데, 이에는 자기 행위 중에 무슨 실수가 없었는가 하고 항상 걱정하는 것을 주증(主症)으로 하는 것이 많다. 침실 문이 잘 닫혔는가를 밤중에 몇번이고 살펴보는 등의 행동이 그런 예이다. 그밖에도 사물의 원인을 따져보지 않고서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 천착증(穿鑿症), 눈에 보이는 것이라면 모조리 계산을 해 보아야만 속이 시원해지는 계산증(計算症), 또 타인과의 대화에서 어떤 실언이나 하지 않았는가 하는 등의 두려움에서 유발되는 공포증이 있다.


공포증에는 대인공포(對人恐怖) 선단공포(先端恐怖) 적면공포(赤面恐怖) 수줍음 공포 폐실공포(閉室恐怖) 광장공포(廣場恐怖) 질환공포(疾患恐怖) 등이 있다.강박신경증(Obsessive-Compulsive Neurosis)은 불안과 연관이 깊으며, 자신이 병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원하지 않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거나 한가지 생각에 고정되어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증상과, 특정한 쓸데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충동과 관련이 많다. 이러한 증상을 신경전달 물질을 원인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어, 약물로 처방을 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후천적 요소에 있다고 보는 것이 대세이다.

가장 큰 후천적 요인으로는 자라온 환경을 들 수 있다. 부모들의 강압적, 억압적인 분위기에서 자랐거나 너무나 깔끔하고 깨끗하게 정리정돈을 하라고 요구 받았던지, 정직하고 빈틈없는 일 처리를 강요받으면서 자란 아동들은 강박적 성격을 갖게 되어 이런 증상으로 발전할 요인이 크다. 부모의 지나친 대소변 훈련도 원인이 되는 경향이 많다.강박증의 증상으로는 먼저 강박적 사고가 있다. 한 가지 문제의 생각에 고착되어 헤어나지 못
하고 고착이 된다든지, 한가지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옮기면서 꼬리를 물고 계속하여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한 가지는 강박적 행동의 반복이다.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에 견디기가 어렵다. 되풀이하는 강박적 행동은 현실적으로 필요없는 것인데도 열 번 가까이까지 반복하여 행동을 하기 때문에 시간적 낭비와 노고가 뒤따른다. 손을 한번 씻으면 될 것을 5~6회 이상 씻으면서도 찬물, 뜨거운 물에 번갈아 가면서 씻는 행동이 반복되는 것이다.이러한 강박적 사고나 강박적 행동의 반복과 고착화 현상은 강한 의심증(suspicion) 때문이다.

이런 쓸데없는 행동의 반복은 의심 때문에 생긴다. 이런 강박신경증은 자라온 환경의 영향을 받아 성장하면서 성격이 강박적 성격(obsessive personality)의 소유자가 되기 때문이고, 현실 적응에 자기 성격대로 적응을 고집하기에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성격은 까다롭고, 짜증을 잘 내며, 시간을 철저하게 지키고, 끈덕져서 일을 집요하게 하고 정직하고, 완고하고, 양심적이며, 인색한 면도 강하고, 항상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싶어한다.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도 많을 수 있다.

여유를 갖게 하는 넓은 사고와 마음을 가지고 현실 적응을 하도록 천천히 유도하고 전혀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반복되는 행동이나 고착된 사고를 하지 않아도 마음의 불안을 없앨 수 있다는 점이 이해된다면 되풀이되는 행동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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