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의 위상을 높이자

2008-03-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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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랑(월남참전 유공자)

한국에서 이곳에 체류한지 5개월째, 이제 이번 달, 내가 거주하고 있는 충남 태안으로 돌아가야 한다.

요즘 나는 아침 운동으로 키세나 공원에 다니는데 이곳에서 플러싱에서 오래 살아온 노인들의 삶의 애환도 듣고 대화도 많이 하게 된다.옛날 플러싱 지역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유서깊은 곳이었는데 지금은 7번 지하철을 중심으로 노던가, 유니온가, 메인가 등에는 마치 중국을 통채로 옮겨온 것 같다고 한다.


지난 달 플러싱지역 제 18회 한중 합동 구정 퍼레이드 대축제에서 보듯이 한인단체들의 소극적, 비협조적인 태도로 다소 위축되고 맥빠진 행사가 되고 말았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소수민족인 우리 한인의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현실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지난 2월 21일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소재 한인 주택에 아침 6시에 미국 이민단속요원들이 들이닥쳐 한인 2명을 체포해 갔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현행범, 사회 위험이 급박한 사람이 아니면 먼저 출석요구서 부터 보내고 변호인과 동행하여 조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이것은 심한 처사가 아닌지 알 수 없다.

우리 대한민국은 6.25 한국전 참전 당시 미군과 함께 공산군과 맞서 싸웠고 또 미국의 요청에 의하여 베트남에서도 공산군과 피를 흘리며 싸웠던 전우이자 친구로서 현재도 이라크에서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한국군이 파병되어 미군을 돕고 있다.미국에는 한인보다 더 많은 중국, 인도, 멕시코 등은 미국을 위해 지원하거나 동맹군을 파병한 나라도 아니다. 그럼에도 한인에게 법 적용을 엄격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미 동맹관계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말 뿐, 보조를 맞추지 않기 때문이란다.우리는 비록 고국을 떠나 이곳에서 생판 말도 통하지 않고 생활습관, 문화의 차이 등 생활에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바쁘게 살아왔다. 그래서 앞뒤 돌아볼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한인사회를 재결집하여 더욱 단결하고 앞장서서 협력하여 건의할 것은 건의하고, 해명하고, 때로는 과감히 요구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한인단체들은 침묵하고 있는가? 개인 한 사람은 미약하지만 단체의 힘은 세상도 바꿀 수 있다고 하는데 그 힘은 다시 개인에게 돌아올 수도 있고 한인 전체의 위상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고 한 말을 지금도 우리는 기억하고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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