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육각수

2008-03-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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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관(롱아일랜드)

물이 불순물 없이 섭씨 4도 상태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육각수로 변화한다고 한다. 보통 물의 분자는 오각형인데 육각수는 분자 모양이 육각형으로 몸 속에 들어가면 몸을 정화하는 작용이 오각수 보다 월등하다고 한다. 그 물도 기온이 영하로 낮아지면 얼음으로 변한다. 그래서 칼로도 갈라지지 않던 물이 얼고 나면 두 동강으로 깰 수도 있다.

우리의 지난 60년, 바로 얼음이었다. 한 몸이 두 동강으로 갈라진 얼음이었다. 헌데 어느 때부터인가 그 얼음이 북극의 빙하에 녹듯이 조금씩 녹고 있고 녹은 물들은 밑바닥으로부터 간헐적으로 합쳐지고 있다.지난 10년을 보수주의자들은 잃어버린 10년이라 하지만 나는 10년을 우리 민족을 실험하시는 하나님의 비껴갈 수 없었던 10년이라 부르고 싶다. 두번 만난 두 정상의 모습이 세계로 전송되었을 때 그것은 한민족의 용트림이었다. 강대국들의 속계획과는 다르게 변해가는 한국을 그들은 두려움 반, 존경심 반으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지금 한국은 이명박 정부가 실용의 기치를 들고 새로 들어섰다. 나는 지금 그 분이 언젠가 당선인 시절 한 말이 생각난다. “외국인도 능력만 있으면 장관도 할 수 있다” 나는 그 말이 너무 국가 운영에 자신감이 넘쳐 잠시 중용의 감정을 놓쳐 내뱉은 말 실수라고 생각하고 싶다.진짜 한국의 대통령이 조국을 그런 식으로 기업처럼 운영한다면 그것은 한국인으로 태어난 한국인 자체에 대한 망발이다.

월남 패망 후 일단의 난민이 미국에 들어왔을 때 그들을 보던 많은 시선이 근본도 없는 불쌍한 집시처럼 보았던 시절이 있었다. 역사가 존재하는 것은 거울을 삼기 위함이다. 진보도, 보수도 모두 민족자결의 정신이 정치행위의 근본으로 깔려있으면 하는 바람이다.이제 멀지 않은 날, 우리 민족은 얼었던 얼음이 녹아 합쳐지게 될 것이다. 그것도 육각수로 말이다. 그 때에 대비하여 이명박 정부는 우리의 먼 자손도 내다보는 정치를 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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