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뉴욕 필 평양공연 의의 크다

2008-02-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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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관계개선의 서곡인가?
26일 북한의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이번 뉴욕 필하모닉의 역사적 대 평양방문 공연은 북미 간에 문화단절을 해소시키는 해빙무드를 조성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획기적으로 열린 이번 뉴욕 필의 공연은 그동안 경색일로에 놓여있던 북미관계에 새로운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역사적인 큰 뜻을 지니고 있다, 음악은 비정치적인 예술로 인간의 마음과 영혼을 자극하는 힘이 있다. 동, 서 냉전시대 서방 오케스트라의 사회주의 국가 공연이 정치적인 화해 분위기 조성을 가져온 것이 그 실례이다.

1956년 심포니의 소련공연과 1973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중국공연은 미국 간의 관계에서 얼어붙었던 이들 국가의 국민들의 마음을 녹이고 꽁꽁 걸어 잠근 대문의 빗장을 열게 하는데 기여한 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연은 음악을 통해 지난 반세기이상 폐쇄됐던 북한이 마음을 열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쪼록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앞으로 미국과 북한간의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져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핵 폐기 협상에 새로운 진전을 이루어 북한이 세계평화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이번 공연을 계기로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 측의 다각적인 외교노력과 해결의지를 얼마만큼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북한은 이제 미국의 이 외교적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핵 폐기 협상 타결에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뉴욕 필의 공연이 단순히 음악연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미간의 관계개선에 새로운 분수령이 되어 동북아는 물론, 세계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기를 기원한다.


이 공연이 단지 일회성이 되거나 북한의 선전용으로 쓰여져서는 안 된다. 미국과 북한의 상호 신뢰회복에 밑거름이 되어 양국 간의 북핵 문제 협상에 급진전을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공연은 비록 작은 발걸음에 불과하지만 이 첫 걸음이 결실을 거둘 경우 나아가서는 남북통일의 큰 걸음으로 까지 내디딜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 또한 특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번 뉴욕 필의 북한 공연이 북한의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고 적극적인 개방에 나서게 만드는 획기적인 매개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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