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미동맹의 전망

2008-02-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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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 (한미정치발전연구소장)

세계 경제 10위권에 오른 한국은 미국의 7대 무역국가이며 동시에 미국은 한국의 3대 무역상대국이 될만큼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이를 가능케 한 한미동맹관계를 면밀히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경제의 세계적 침체와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한 지도력의 부재로 미국은 2차대전 이후 최악의 상태를 예견하고 있다.

80년대 초 ‘강대국의 흥망’에서 미국의 쇠락과 일본의 부상을 예견한 폴 케네디 교수가 최근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 경제대국으로 성공하였으나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그늘에 가려 강대국으로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반면 미국은 냉전의 종식과 공산권의 몰락으로 90년대 들어 세계 유일한 최강국으로서 국제사회에 군림하게 되었다. 이는 국제사회를 움직이는 국가경쟁력에는 경제력 뿐 아니라 군사력과 정치력이 절대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이념과 자유시장경쟁원리를 바탕으로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탄탄하게 다져온 미국의 군사, 기술력이 공산권의 몰락으로 빛을 발한 것이다. 비록 걸프전 후 미국은 경제위기와 지도력의 부재로 한때 위기를 겪었으나 90년대를 넘어서며 경제에서 장기 호황과 공산권의 몰락에 따른 국제사회의 지도력까지 떠안으며 명실공히 전례없는 영화를 누렸다. 걸프전을 계기로 군사, 기술력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으니 폴 케네디의 예언이 무색해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사회의 동향은 미국의 앞날에 다시금 먹구름을 드리게 하고 있다. 정치, 경제의 위기 뿐 아니라 미국에 도전하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 강대국들이 군사력마저 증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들의 국영기업들은 신흥재벌 국가들과 손잡고 국제경제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제 미국의 탄탄한 국가경쟁력은 어느 면에서도 낙관적이지 못하다. 세계 도처에서 미국에 비수의 날만을 겨루며 새로운 강대국을 꿈꾸는 국가들의 움직임은 예측 불허의 요인이 되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일 뿐 아니라 한미동맹을 어느 때보다도 강조하고 있다. 전례없이 동맹국 당선자에게 미의회가 축하 결의안을 통과시킬 만큼 미국에게 한미동맹은 절박하고 중요한 것이 되었다. 이라크전에 마지막까지 파병을 한 유일한 동맹국으로서의 위상까지 부각시키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브루스 커밍스는 비록 민주당에서 차기 정권을 잡더라도 한국의 새 대통령이 민주, 공화 양당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으니 한미 관계는 훨씬 발전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한미동맹의 강화와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유연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만일 한미관계의 최대 걸림돌인 북한문제와 한미 FTA를 현명하게 풀어나간다면 한미동맹은 더욱 큰 결실을 맺을 것이다.

결국 국제사회는 홀로서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각 국가의 지도자들이 인식한다면 한미동맹을 통해 한국은 동북아에서 세력균형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여 국가경쟁력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미국 또한 동북아 패권의 교두보로서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중요성을 십분 활용하여 아시아 패권 유지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한미 양측 지도자들에게 각인되어가고 있으니 한미동맹의 전망은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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