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 번영과 ‘선진’ 한국문화

2008-02-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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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목사)

오는 25일은 이명박씨가 한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날이다. 그러나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소실되어 민심이 울적한 상태이다. 세계 경제 역시 인플레이션이 심한 가운데 미국의 금융시장 파동으로 공황의 조짐이 있어 미국은 급커브를 틀고 중국, 일본, 프랑스는 떨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하여 살아가는 한국은 옛적부터 대륙의 냉기류와 해양의 태풍의 영향을 밀접하게 받는 나라이어서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지금의 중국 대륙은 지난 1월에 7%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지난 12월 한달 동안 폭설이 내려 내륙과 남부지역이 빙하기를 만났다. 이재민 1억명을 구조하기 위해 후진타오 주석이 45만명의 군인을 동원한 것을 보아도 그 심각성이 짐작이 된다. 중국 정부가 경제적 손실이나 인명 피해를 바로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은행은 자신들의 자료에 의해 금년의 중국 경제성장률을 9.6%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수출 의존도는 미국 14%, 유럽 20%, 일본 11%이다. 그동안 경제의 상호성을 외면하고 나 홀로 상승을 지속할 수 있었던 중국경제의 시대는 지나갔다.


프랑스 역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으로 30억 달러를 잃었다. 사르코지 정부는 28개 부처를 12개로 통폐합 함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려 했으나 기간 은행 SG가 엉뚱한 투자로 또 71억 달러를 날렸다. 그동안 프랑스와 중국은 미국의 영향을 안 받으려고 안간힘을 다했으나 이미 대세가 기울어진 상태이다.일본은 무모한 중국의 홀로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해서 근 3년간 주요 산업체를 본국으로 이전시켰으며, 정부부처 22개를 폐지하고 앞으로 3년 내에 1만9,000명의 공무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후쿠다 총리는 국가 예산까지 하향 조정하고 인플레이션의 버팀목으로 관광정책을 펴 작년 834만명을 유치하는 실적을 올렸다.

금년에는 관광객 900만명을 무난히 유치할 것이라고 한다.한국은 그와 반대로 지난 5년간 공무원 7만명을 증원했다. 이명박 행정부가 공무원을 앞으로 7,000명 감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세계 경제의 붉은 신호 앞에 안일한 대처라 하겠다. 국민의 세금만 축내는 민노조, 전교조 등 400개가 넘는 위원회는 무엇이며, 14개의 과거사 위원회는 무엇인가? 이들의 사령탑인 ‘통일부’부터 없애야 한다.이들에 의해 지난 10년간 인문학의 뿌리인 한국 언어와 역사 문화가 무시당했다. 문화와 윤리 개념조차 없이 한풀이에 몰두한 운동권은 멀쩡한 광화문을 헐었고 불타는 숭례문을 구경하고
있지 않았는가?

오늘의 한국사회 현실은 경제 번영을 위한 국가 체제 문제와 함께 이를 감당할 사람됨의 문제가 겹쳐 있다. 이명박 새 정부도 국정 운영에 있어 인문학에 기초한 철학의 질문이 없이는 ‘영어몰입’ 교육과 대운하 건설사업으로 잠시 번영은 일으킬지 몰라도 중국, 일본을 넘어서는 ‘선진 한국’을 만들 수는 없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철학에 있고 모든 문제의 종국은 인간됨에 있기 때문이다.한국인들도 선진국의 사람들처럼 대의 앞에 자신을 세우고 책임을 질 줄 아는 윤리정신을 지녀야 한다. 5000년의 한국언어권에도 헌법과 법질서 앞에 과묵하고 투명한 인물들이 나와서 ‘선진 한국’을 끌어가는 것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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