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기 힘들면 뒤를 돌아보세요

2008-02-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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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 교회 목사)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랑할 시간도 모자란데 미워하며 살겠나 하지만, 어느 날은 미움으로 가득 차오르는 날이 있기도 하다. 그럴 때는 뒤를 돌아본다. 그와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찾아내며 슬며시 웃으면서 용기를 얻는다. 사랑하면서 아팠던 순간도, 사랑하면서 기뻤던 순간도 한 편의 드라마처럼 흘러간다.

어느 누구의 삶을 사람들은 신화라고 한다. 얼마나 애를 쓰고 힘든 일을 잘 견디었으면 하는 말이겠는가. 뒤를 돌아보아도 웃음이 없고, 지우고 싶은 날들이 있었겠지만 멀리 보고 오늘을 이겨낸 분들이다. 송두리째 포기하고 싶어도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렵고 배반당하고 억울해 하면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뒤에 있는 사람들을 보아야 한다.앞은 오늘만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좀 늦더라도 정도를 걷고, 힘이 들더라도 정직을 잊지 않는다면 바로 당신이 승자인 것이다. 사람은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지만 사실은 죽어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예수님은 바로 죽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분이다. 그래서 먹을 때 찾아오고 잡힐 때 떠나가는 사람들이 있었어도 실망하지 않으셨다. 결정적인 순간에 부인하고, 심지어 팔아먹기까지 하였지만 그 분은 용서하셨다. 그래서 힘들고 어렵고 지칠 때 예수님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맞기까지 하고 죽임을 당하기까지 하였다. 그 분이 곁에 서서 힘이 든 우리에게 속삭인다.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이다.지치고 힘든 아빠에게 가족들이 ‘아빠! 우리가 있잖아요!’ 하면서 격려했던 그 현상이 우리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오버랩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앞을 보면 막히고 답답하고 힘들어 보이지만 잠시 뒤를 돌아보면 내 곁에는 사랑하는 자가 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자를 통하여 힘을 얻고 힘들었던 수많은 과거들을 잘 헤쳐나온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 오늘의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한번쯤 다시 해 볼만한 세상이 되는 것이다.앞만 바라보고 달려나갈 때는 주변을 바로 보지 못한다. 그래서 독선이 되고 교만이 된다. 주변의 아픔을 통하여 겸손해지고 어려운 일을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귀한 일에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

뒤로 가는 발걸음이 아니라 잠시 뒤를 돌아보는 그 일이 바로 나로 하여금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하여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힘들다는 것은 혼자라는 생각에서 온다.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향하여 끊임없이 주시하며 기다리고 계신 이가 있다는 것은 바로 한 번쯤 새롭게 살아볼 가치가 있는 재미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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