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사적인 민주당 예비선거

2008-02-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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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진(변호사)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가 치열하게 대결하고 있는 민주당 대통령 예비선거의 열기가 뜨겁다. 뜨거울 뿐만 아니라 역사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후보간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국민들이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금기였던 여성이 대선 후보에 일찌감치 클린턴이 선두를 달리고 있어 누구도 그녀를 추월할 수 없었다. 한편 오바마가 작년 7월 애브라함 링컨의 고향 스프링필드에서 경선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 클린턴의 경쟁자가 되리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포토맥 3개 지역의 완승을 계기로 클린턴을 앞질렀다. 클린턴은 3월 4일에 있을 표밭인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에 중점을 두고 오바마의 질주를 막을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대의원 수는 두 후보자간에 막상막하지만 개인적인 인기, 선거자금, 조직 운영 등에서 오바마가 앞서고 있다. 3월 4일에 치루어지는 거대한 표밭인 텍사스와 오하이오주에서 승세를 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양측은 믿고 있다(?).클린턴은 백인 여자요, 오바마는 흑인 남자다. 남자 대 여자의 대결도 아니요, 흑인과 백인의 대결도 아니다. 미국 역사상 여자가 후보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클린턴은 여자에게만 크게 의존하지 않고 있으며 남성으로부터 많은 표를 얻고 있다. 반면 흑인이 예비선거에 뛰어든 것은 과거 두 사람이 있었으나 그들은 흑인 유권자들에게만 의존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다르다. 흑인은 물론 백인을 공략하고 있다. 백인이 절대 다수인 여러 주에서 절대적 다수로 승리한 곳이 여러 주 있다.


흥미있는 것은 대선 때 볼수 있었던 하버드와 예일의 대결이 또다시 부활하게 되었다. 조지 H. 부시와 클린턴, 조지 W. 부시와 존 켈리의 대선 때 대결이 그 예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예일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오바마는 하버드 법대에서 법대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Law Review의 편집장 출신이다. 학력 뿐만 아니라 경력도 거의 막상막하다.여성과 흑인이 미국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능성이 아주 높다. 누구든지 민주당에서 지명되면 본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역사적인 예비선거라 할 수 있다.

미국사회에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마이노리티로 분류되어 차별받아 오고 있는 여성과 흑인이 모든 후보를 물리치고 당당히 경쟁한다는 것, 정말 역사적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역사적이라 할 수 있다. 남자들이 여성 후보에게 많은 표를 던지는 일, 흑인에게 이 나라 운영의 전권을 맡기겠다고 하는 백인들, 이것이 과히 혁명이라 할 수 있다.나는 지난 선거에서는 부시를 지지했다. 나는 선거 때마다 당적을 바꾼 일이 있다. 이번 선거에는 민주당을 지지하고자 한다. 첫째 이유가 변화를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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