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밀의 원자탄

2008-02-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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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우(홈아트갤러리)

마치 첩보영화를 보는 것 같다.
‘맨하탄 프로젝트’ 왜 그들은 맨하탄 프로젝트라고 했는가? 몇개월 전 10월 30일자 뉴욕타임스를 읽어보면 가슴이 섬뜩할 정도로 무섭다. 맨하탄 지도와 함께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있는 비밀의 장소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뉴욕에서 일어났던 일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의 총책임을 맡았던 오펜하이머(Oppenheimer), 그가 어릴 적 살았던 아파트는 리버사이드 웨스트 88가, 컬럼비아대학 푸핀(Pupin) 물리실험실, 거기서 그 일에 종사한 인원은 700명이나 된다. 상당한 우라늄이 베이커와 윌리암(Baker & Williams)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리고 스태튼 아일랜드 베이톤 브릿지 근처에도 1,200톤 가량의 품질 좋은 우라늄이 보관되어 있었다.


우라늄을 운반한 사람들은 주로 풋볼팀이었으며 233번지 브로드웨이 울워즈 빌딩 11층, 12층, 14층, 여기는 공장이었는데 당시 종업원 수만 3,700명이나 되었다. 소련과 영국에 원자탄을 만들게 기여했던 스파이 거라스 푸치(Klaus, Fuchs)도 그 속에 속해 있었다.뉴욕 시청이 내려다 보이는 브로드웨이 챔버 스트릿이 만나는 곳의 빌딩 18층, 여기는 워싱턴 군 수뇌부 크로브스 장군(Gen. L.R. Groves)이 이끄는 비밀 사령탑이었다.

당시 프로젝트에 직접 관여했던 노리스 박사(Dr. Norris)가 윌리암 기자에게 말한 뉴욕타임스 기사를 요약했다.맨하탄 프로젝트의 목적은 가능한 짧은 시일 안에 원자폭탄을 제조하라는 것이었다.뉴멕시코 ‘로즈엘러모스... 메마르고 항폐한 불모지에 30미터 가량의 높은 철탑이 세워졌다.
1945년 7월 16일, 시계가 새벽 5시를 가리킬 무렵, 맨하탄 프로젝트의 책임자 오펜하이어 박사와 군 수뇌부 그로브스 장군이 감찰 벙커로 입장한다. 그리고 잠시 후 인류 최초로 핵폭탄이 점화되는 순간이다.

“소리 하나 없이 작은 태양은 빛을 발사하였다. 지평선 모래언덕은 강렬한 빛 속에서 색깔도 없이 형태도 없이 모든 것을 꿰뚫을 듯 빛은 약 2초간 지속되었다. 너무 밝아서 쳐다볼 수가 없었다. 10초쯤 지났을까, 작은 태양은 점점 커지면서 거대한 불덩이가 되어 하늘로 솟구쳤고 거대한 모래기둥이 그것을 따랐다. 그런 다음 몇 분 후에야 폭발소리가 울렸는데 귀청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다. 그리고 둔중한 여음이 이어졌다...”그 때의 광경을 물리학자 ‘오토프리시’는 이렇게 묘사했다.

이것 외에도 미국 대통령 트루먼(1884~1972)의 지시 하에 폭탄 2개가 더 제조되었는데 한달 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하나가 투하되었고 또 하나는 3일 후 나가사키에 투하되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8월 15일 일본 천황은 백기를 들고 말았다.아인슈타인(Einstein, 1879~1955)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결코 군사 기술적 성격의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원자탄 제조와 관련된 연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이 분야에 유일하게 기여했다면 1905년 물리적 진실인 질량과 에너지의 관계를 확인한 것 뿐입니다”뉴턴 역할을 중심으로 한 고전물리학은 질량과 에너지가 별개의 개념이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공식 E=mc2 은 질량이 에너지로 바뀔 뿐 아니라 에너지가 질량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빛의 입자’ 광양자들이 충돌해서 물질의 입자가 생겨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오늘날 물리학자들은 우주 생성 초기의 ‘빅뱅’으로부터 물질이 생성되었을 것으로 믿고 있다.원자탄은 질량, 우라늄 1g 정도가 TNT 1만2,400톤이 낼 수 있는 에너지를 변환된 것이 입증해 주는 순간들이었다. 우라늄 1g 정도가 인구 30만의 도시를 한순간 쑥밭으로 만들고 말았으니...다이나마이트 화약을 발명하여 세계적인 부호가 된 노벨(1833~1896)은 그것이 무기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죄책감에서 당시 168만 파운드나 되는 자산을 세계 평화와 과학 진보를 염원하는 뜻으로 기부하였다. 그 자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지금의 노벨상이 아닌가.

나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말하고 싶지 않다. 60년 전 미국이 만들었던 원자탄, 그것을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그리고 이란이 생산 중이다.부시정부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웃지 못할 사건은 그 이란 대통령이 왜 하필이면 다른 곳도 아닌 그 컬럼비아대학에서 연설을 했는가? 수많은 북한 주민들을 기아 속에 몰아 넣으면서까지 핵 개발을 한 그 까닭을 위의 글 속에서 조금이나마 가늠할 것이다.

맨하탄 프로젝트를 마치고 로스엘모스를 떠나면서 오펜하이머가 간단한 고별인사로 한 말이다. “이제 지구상의 모든 인간들은 두 가지 갈림길에 서 있다. 서로 사이좋게 지내든가, 아니면 모두 함께 멸망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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