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에서 온 미국인’의 새해 설계

2008-01-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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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근(좋은이웃되기 운동본부장)

한인들 모두 이번 새해는 지혜가 넘치는 2008년이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들은 새해를 맞으면 떡국을 먹으며 지난 동안에 이루지 못한 일들을 되돌아 보고 새해에 이룰 일들을 결단하는 슬기와 풍습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는 어려움을 알면서도 낯선 미국땅에 유대인들처럼 미국이 필요로 하는 그룹으로 성장하고 한국도 도울 수 있게 자리 잡겠다고 자처한 용감한 사람들이다. 이미 우리들은 미국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기할 것은 대개의 성공적인 뉴스의 주인공들은 주로 미국이 필요한 사람으로 자리를 잡은 이들이며 이들의 공통적인 정체성은 한국에서 온 미국인(Americans of Korean Ancestry)들이다. 그러나 이 성공적 그룹에 속하는 비율은 미미하다.

한편 우리가 이미 떠나온 나라인 한국에 의지하며 양다리 걸치는(Hyphenated-Americans) 미국에 사는 한국인(Koreans living in America)들의 숫자가 많음을 보면서 우리가 맞은 새해에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가 잡히는 것 같다.‘재미교포 이민자’ 그룹 전체를 거울에 비추어 보면 잘 생긴 얼굴이지만 곳곳에 티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들은 이 티의 위치와 문제점을 잘 보고 고쳐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들은 때때로 혼돈 속에서 못 빠져나오는 집단으로 보여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들의 모습을 묘사한 의견들을 몇 가지 소개하고저 한다.듣기에는 거북하지만 수긍이 가는 의견들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한인사회는 가장 현대적인 나라 미국에 자라잡은 전근대적인 이상한 사람들이다” 뉴욕에 1년간 연수차 체류했던 한 한국일보 기자의 보고이다.


“한국에 세금 한푼 안 내면서 투표권 달라는 교포들을 보면 구역질이 난다” 이 또한 한국의 유명 정치인의 말이다. “왜 한인들은 스스로를 미국의 비주류라고 생각하는가?” 미국 한 도시 시장의 질문이다. “의무를 다하는 미국정부에는 조용하기만 한 일부 한인 대표들이 한국정부나 관리들에게 바라지도 않는 훈수를 두려는 듯한 모습은 혼돈스럽게 보인다” 한 한국 외교관의 말이다. 워싱턴에 사는 한국에서 온 미국인 계창호씨는 그의 저서 “미국 이민 이야기’를 통해서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정직하지 못한 점들을 지적하고 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회계사이기도 하다. 이런 것을 버리지 않고는 미국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할 뿐 아니라 주류사회 진입에도 한계가 있다고 경고했다.

수많은 한국에서 온 미국인들의 성공 스토리들을 묻고 있는 이러한 우리들의 모습들이 바꿔질 수 있는 2008년을 생각해 본다. 특히 영향력 있는 한인사회의 신문들의 편집방향도 좀 변화돼야 하지 않을까.미국 대통령선거가 한창일 때조차도 한국 대통령 선거 기사 위주로 지면이 채워진다면 우리가 한국에서 온 미국인인지, 미국에 사는 한국인인지를 분간 못하게 된다. 우리들은 유대인들이 부자가 되고 자녀 교육 열심히 시키는 모습을 본받으려 하지만 그들이 미국을 위해 봉사하고 기여하여 그 기반을 굳건하게 하는 것은 배우려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처럼 균형이 없는 발전은 모래땅 위에 지은 집처럼 건실하지 못하기에 새해의 결단과 실천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한국에서 온 미국인들로 변화하여 실세로 발전하는 새해가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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