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선은 지나고...

2007-12-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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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재(내과전문의)

지난 12월 19일은 역사적인 날이었다. 한국의 제 17대 대통령 선 거가 있었던 날이다.이제는 모두가 알다시피 한나라당 후보가 대선 역사상 최소의 투표율이었지만 한편으론 최대의 표차로 이겼다.좌(左)편향적인 대내외 정책이 수정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은 사필귀정이다. 그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길이었고 가지 말았어야 했던 길이다.

벌써 20여년 전에 실험을 거쳐 실패로 끝난 노선을 왜 답습했는지는 그들만이 알 일이다.결과적으로 보면 잘 된 일이다. 특히 이곳에 살고있는 미주 동포들에게는 이제 숨 좀 쉬게 되었다. 반미(反美) 좀 하면 어떠냐고 반어(反語)조로 물으면서 차근차근 허물어져 간 한미동맹이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노력이라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병(病)이 나기는 쉬워도 고치기는 어렵다듯이 삐끗거리고 넘어지기 직전까지 왔던 양국 관계는
시간을 두고 상호 노력하면 제자리 찾기를 지나 더욱 원숙한 관계 발전이 되리라 믿는다. 바닥에 있는 정(情)과 피를 같이 흘린 옛날이 있기 때문이다.


50여년간 쌓아두었던 정(情)과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같이 승리했던 과거의 추억은 두고두고 둘 간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전술한 것은 간략한 대선에 대한 감상이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두가지다. 하나는 좋게 각인되고 하나는 나쁘게 기분 상하고 있다.우선 나쁜 것부터 짚고 넘어가고 싶다.살신성인(殺身成仁)은 없었다. 어느 후보의 출마 변을 들었을 때 솔직히 얘기해서 귀가 번쩍 띄었다. 저들이 굿을 했던 것을 체득하여 막판 변수를 노리는구나 했다. 역발상을 배웠는가 했다. 그러나 그것은 일어나지 않았다.사실 이번 대선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박근혜의 한나라당 경선 승복이다. 혹자는 그 때 대선은 끝났다고 관전평을 하고 있지만 정당이라는 것을 판자집 지었다가 부숴버리듯 수없이도 하던 정치(그것도 정치라면) 행위의 종낙 선언이었다. 3김 시대라는 것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번 결과에서 보듯이 경쟁하다 슬그머니 도망간 사람들, 그것도 모자라 경쟁 상대편에 들어가 강변(强辯)하던 사람들은 이젠 정치권에서 퇴출 신세를 면하면 다행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시대가 국민들에 의해서 굳건히 정립(正立)된 것이다. 그 기치를 높게 들고 정도(正道)를 대도(大道)처럼 걸어간 박근혜는 누가 뭐래도 5년 후를 볼 줄 아는 형안을 갖고 있다해도 모자란다.이제 한국에도 여성 정치인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지적(知的)이고 매력있는(예쁘다는 표현은 삼간다) 나경원 대변인이 급속도로 인기가도를 걷고 있음을 인터넷을 통해서 보고 있다. 나는 정치 전면에 나서 보이는 대변인의 겉모습보다는 장애자들을 위해서 후원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말이 난 김에 나는 페미니스트(Faminist)다. 우리 말에 남녀유별(男女有別)이니 남녀칠세 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니 하는 말은 옛부터 철저히 진부한 태도라 믿는 사람 중의 하나다. 글로리아 스타이넴(Gloria Steinen 1934~ )만큼 사회, 정치적으로 나가서 남녀 동권이나 여권주의
(Feminism)을 떠들지는 않지만 기회만 있으면 남녀무별(男女無別)을 주장해 왔다. 그래서 정치 전면에 나와있는 라이스(1954~ ) 국무장관이나 강금실 장관, 전여옥(1959~ ) 국회의원 등에 관심이 많고 그들의 살아온 과정과 언행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 대선은 지나고 세월이 또 한 해를 마감하고 있다. 내년 2008년은 우리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하고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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