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불황속에 피는 나눔의 기쁨

2007-12-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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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취재2부 차장)

한 해를 정리하는 세밑 무렵이 되면 괜시리 바빠지게 마련이다. 
올해도 한 해를 시작한다고 호들갑 떨며 새롭게 마음가짐을 추스렸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이렇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앞선다.

‘올해는 무언가 한 가지는 이뤄야 한다’며 기대를 부풀렸던 연초 마음가짐을 돌이켜 보면 더욱 착잡해 질 뿐이다.아무튼 세모를 며칠밖에 남겨 놓지 않은 요즘 잊고 지냈던 지인들과 한 번이라도 소식을 주고받거나 그동안 벌려 놓았던 일을 정리하느라 분주해진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피부로 느끼는 썰렁함이 여느 때보다 더한 분위기다.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되면서 깊이 패인 불황의 골로 주변은 어느 때보다 황량할 따름이다.무엇보다 올해 숱한 난관과 맞부닥치며 달려 온 상인들의 마음은 ‘경기 회복 시점이 언제가 될 지, 아니 과연 회복이 되긴 되는 건지...’하는 불안함으로 가득 차 있는 눈치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더라도 한 해를 끝내는 지금 내 자신만 챙기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어려움을 겪는 주위의 이웃들에게 고개를 돌려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일 것이다.


신문 등 언론에 나오는 단체들이나 유명 인사들의 자선활동 기사를 그들만의 얘기로만 치부해버리지 말았으면 한다. 그저 소모적으로 치르는 송년모임을 자선 단체나 봉사기관을 찾아 대신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선행의 주인공이 된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그냥 지나치고 마는 불우이웃 돕기 성금함에 동전이라도 하나 넣어보는 일도 있을 것이다. 평소 해보지 않은 일이라 왠지 쑥스러울 수도 있으나 이런 조그만 노력이 익명 속에 묻혀 있는 우리들에게 커뮤니티 구성원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어렵고 외로운 이웃들과 나누는 기쁨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크고 보람 있는 일이다. 특히나 한해를 보내면서 누군가를 위해 온정을 베푼다는 것은 그나마 연말을 풍요롭게 하는 동시에 새출발에 대한 새로운 의지를 다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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