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또(Lotto)

2007-12-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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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규(포트워싱턴)

집에 가는 길에 하이웨이를 빠져나가 보면 큰 전광판에 ‘Mega 115 Million’라고 써 있다. 나는 “115만 달러 맞기만 해 봐라, 돈 웬수 다 갚고 누구 누구도 원없이 다 줘야지” 했더니 옆에서 운전하던 남편이 힐끗 쳐다보면서 “로또를 얼마를 찍고 큰소리 치냐”고 한다. “나는
안 찍지요, 당신 찍잖아요?” 했더니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도 불경기라 5달러밖에 안 찍는다”고 한다.섭섭하지만 순간적으로 꿈이 희미해 지는 것은…

어느 목사의 설교 중에 로또는 벼락맞는 확률보다 더 낮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언젠가 한국사람이 20달러짜리 긁는 티켓을 샀는데 평생 일주일에 1만달러씩 받는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고 길 건너 아주머니한테 흥분해서 얘기했더니 “저랑 가까운 형님이유” 하면서 “복권 맞을만 해유” 한다. 왜요? 했더니 “그 형님은 작은 야채가게를 하는데 갈 때마다 샤핑백에다 냉장고에 들어가서 직접 박스에서 과일을 보따리로 줘유” 절대 팔던 것 안 주고 박스에서 준다는 것이다.

“퍼 주니까 주님이 넘치게 주신거유” 한다.가게마다 줄줄이 매달아 놓은 로또 티켓들이 얼마나 유혹하는지… 남편 몰래 몇 장을 사봤는데 물론 모두 꽝이다. 그 돈으로 반찬거리를 샀으면 일주일은 먹을텐데 하고 후회했던 것이 생각난다.때때로 어렵고 막막할 때 로또 티켓을 사고 싶을 때 돼지꿈도 꾸어지지 않으니…삶의 가치는 돈에 있지 않고 기쁨과 생명력에 있다고 하지만 Hey, You never know 하고 소리치는 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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