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년사설] 주인의식으로 주류사회 진출하자

2005-01-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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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연말 동남아와 서남아를 휩쓴 지진해일 피해로 세계는 최악의
재앙을 겪었다. 미국은 대통령선거에서 우려했던 정치적 혼미상태에서 벗어나 부시 2기 시대를 열었고, 장기 경제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왔다.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에게도 지난 해는 어려운 한 해였다.

그러나 이 모든 과거를 뒤로 하고 새해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
처럼 힘겨웠던 한 해를 보내고 맞이한 새해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새해가 지난 해 보다 좋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희망에 차 있다.


미국에 와서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은 그동안 근면하고 성실한 노력으로 경제적 기반을 닦아 오늘날과 같은 한인사회의 성장과 발전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이제 우리 사회의 성장발전에 대한 한계가 나타나면서 지금 우리가 가진 저력을 바탕 삼아 미국 주류사회의 진출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한인들이 다시 한번 경제적으로 재도약하여 미국사회에 보다
더 기여하고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활동영역을 미국의 주류사회로 확대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의 이민역사가 깊어지면서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한인 1.5세와 2세들의 주류사회 진출 현상이 괄목할만 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인 젊은이들이 미국의 관계, 금융계, 문화계 등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미국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또 지난 해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나타난 것처럼 한인들의 정치참여의식이 크게 높아졌다.

한인들의 주류사회 진출에 대한 인식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우리가 미국의 주류사회에 파고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가 경제 분야로 한인 비즈니스가 미국의 주류사회로 시장을 확대하여 경제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이다.

예를 들어 한국음식의 경우 세계 어느 나라의 음식에 비해 손색이 없는데 중국, 이태리, 그리스 음식처럼 주류사회에 널리 보급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음식으로 주류시장을 파고 든다면 경제적 효과가 매우 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인들이 하는 모든 비즈니스가 이처럼 한인사회의 테두리를 넘어 주류사회로 진출한다면 한인사회의 경제력은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또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적으로 주류사회에 진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어느 민족 보다도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 또 지난 해부터 한국영화 등 한국의 대중문화가 미국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여 아시아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이 미국에서도 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문화가 미국의 주류사회에 널리 소개되고 보급된다면 문화상품에서 얻어지는 경제적 이득은 물론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한인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경제적, 문화적 진출은 곧 우리의 힘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정치력 신장이란 말을 하지만 정치력 신장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미국의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때 가능한 일이다. 정치력이 신장되면 미국정치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진출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새해에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미국의 경제불황과 이라크 전쟁 등 대테러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북핵문제가 새해에도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 중에서도 미국사회의 이민자들인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이라는 우리의 생활터전에서 더욱 성장 발전하여 번영을 이룩하는 일이다. 그러자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해답이 바로 주류사회의 진출인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국외자가 아니라 이제는 주인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 주인의식으로 우리는 주류사회로 적극 진출해야 한다. 주류사회는 우리의 외연을 넓히는 뉴 프론티어이다. 새해에는 우리 한인들이 주류사회에 진출하여 다시 한번 힘차게 도약하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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