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마무리를 잘 하자

2004-12-28 (화)
크게 작게
2004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도 비록 국내외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나름대로 크고 작은 결실을 거두었다. 그리고 우리는 또 한 해를 맞이해야 할 시점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미국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상당한 도전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경제문제가 한인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만큼 경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물론 미국의 경기는 숫자적으로 호전된 상태이다. 그러나 아직도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렵다. 뉴욕이 세계의 경제중심 도시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맨하탄의 렌트비가 20%나 내려가고 비어있는 건물이 20%라고 할 정도로 경기는 지금 매우 어렵다. 그렇다
보니 랜드로드나 테넌트 양쪽이 다 힘든 게 사실이고 그 여파로 한인의 생존권이 걸려있는 소매업계 장래도 불투명하다.


실제로 올 연말 소매상 경기는 악천후의 날씨까지 겹쳐 너무나 좋지 않았다. 그 결과 여기 저기서 힘들다는 소리만 요란하고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어둡고 우울하다. 게다가 우리 주변에서는 연말에 희소식보다는 나쁜 소식이 더 많이 들리고 있다. 지난 주말 동남아 및 서남
아 일대에서 7000여명이 숨지거나 부상을 당하고 수백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강진이 일
어나 마음마저 을씨년스럽게 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또 다가오는 한 해를 밝고 희망차게 맞이해야 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한해의 마무리를 말끔히 해야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나와 내 주변을 잘 정
리하면서 못 다한 일들을 말끔히 마무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타인에게 지은 빚이 있는 경우 부채를 말끔히 청산하고 지나는 것도 연말에 할 일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앞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남에게 진 빚은 가능한 연말에 다 갚아야 하고 탕감이 어려운 경우는 형편이나 입장을 잘 설명하고 일부라도 갚고 지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가능한 경우는 전화나 방문을 통해 사정을 잘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다음 훗날 갚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서 새해를 맞아야 한다. 또 마음의 빚을 진 사람들은 상대
방에게 전화라도 해서 감사함을 표하거나 메일 또는 방문을 통해 고마운 마음을 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서로간에 싸웠거나 사이가 좋지 않아 심리적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 경우 연말이 가기 전에 반드시 화해하고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고 새해를 맞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인들은 모두 알찬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마무리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