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요즘 산타는 어디로? 누구에게?

2004-12-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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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박(플러싱)

현재 일하는 유치원에서 4살 짜리 아이들과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책을 읽어주고 거기에 대해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산타가 나오는 이야기인지라 난 아이들에게 산타가 어떻게 어린이들에게 가느냐고 물었다. 그 때, 책 내용을 잘 이해하는 한 남자아이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빌: 굴뚝으로 들어와요.
선생: 맞았어요.
데이빗(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리가 얼마 전에 이사한 집은 굴뚝이 있어요.
첼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선생님, 우리 집은 굴뚝이 없어요.
다른 몇 명의 아이들: 나두요, 우리 집두요.
어린 아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행사인데 갑자기 문제가 생긴 것을 감지하자 굴뚝이 있어서 안심하는 아이들 그룹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로 어느새 나뉘어졌다.


브리트니:(제법 총명한 여자아이) 선생님, 그러면 창문으로 들어 올 수 있어요.
굴뚝이 없는 아이들: (갑작스런 해결책에 반가와 하면서)그래요, 그러면 되요.

이제 모든 어린이는 산타가 올 수 없는 모든 장애물은 치워진 듯해서 선물을 받을 것에 대해 흥분이 고조되어가고 있을 때

샨: 선생님, 산타는 조금 착하면 선물을 조금 밖에 안 줘요.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그게 맞아요.

언젠가 산타와 아이들에 대한 연구 발표를 들은 적이 있다. 요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아이들에게 있다고 거짓말을 해서 아이들로 하여금 허상을 믿게 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사실대로 말해주는 것이 아이들의 교육에 효과적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 연구가 어떤 결과가 나왔든, 나는 산타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어린 아이들이지만 참으로 정당한 판단을 갖고 있는 것에 짐짓 놀랍기도 하고 오히려 그들에게서 잠시 생각하며 배우는 기회를 가질 수가 있었다.

만약 정말 산타가 존재해서 우리 각자에게 그의 부응한 선물을 준다면 우리는 얼마 만큼의 가치가 있는 선물을 받을 사람들일까? 어떤 이는 자신이 이루어 낸 공력보다 과대평가 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자신이 남들에게 한 선한 일들은 기억하지 않고 좀 더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으로 자신을 낮추기도 한다.

어린아이들 조차도 선악의 기본 원리를 파악하고 있는데 이민 생활을 살아가는 우리도 마땅히 받을 그 이상의 것을 바라는 욕심을 새해를 맞이하기 전 12월 연말에 모두 털어 버리는 것이 어떠할는지. 그리고 새해에는 좀 더 가슴 훈훈한 이야기들을 신문지상이나 주위에서 들려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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