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뷰티업소들의 우울한 연말

2004-12-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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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취재2부 차장대우)

한인업소들마다 올해 사업결산과 내년 계획수립으로 분주하다.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은 업소들의 사장이나 책임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좌불안석이다.

이같은 한인업계 가운데 아마도 가장 숨죽이는 곳 중의 하나는 뷰티서플라이 업소들일 것이다. 벌써부터 우울한 소식이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자본을 앞세운 대형 체인점과 함께 저가격을 무기로 한 타민족 상인들의 시장잠식이 갈수록 빨라지면서 내년에는 한인 시장을 급속히 파고들 것이란 전망이다.


한 때 한인경제를 떠받치며 ‘잘 나가던’ 뷰티서플라이 업종은 이제 먼 옛날얘기가 돼버리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썩어도 준치’라고 위안하며 업계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전과 같은 좋은 시절은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업소수가 포화상태로 정점에 달한 데다 경기불황까지 겹쳐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불황의 골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과당경쟁과 함께 업종 다각화나 매장 고급화 등 차별화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체인점을 상대로 한 틈새시장 공략에도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주요 고객인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시장 공략은 보편화됐으며 그나마 내세울 만했던 가격경쟁력도 아랍계, 중국계 업소들에게 뺏긴 실정이다.
해를 정리하는 시점에 있는 뷰티서플라이업계는 그래서 지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금처럼 외부 요인을 탓하며 무작정 수요가 꽃 피기만을 학수고대할 수 없다.

수익구조 개선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시장잠식이 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한인 업계가 전 미주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고 있다. 과당경쟁을 피하고 상호 단합해 나간다면 현재의 벽을 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뷰티서플라이업계의 재도약은 결국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막힌 물꼬를 트는 것도 결국 업계 종사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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