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빈그릇 운동’ 동참을..

2004-12-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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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취재2부 차장대우)

예년보다 날씨도 따뜻하고 아직 첫눈도 내리지 않아 솔직히 연말연시 분위기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송년모임들이 줄지어 열리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올 한해도 마무리할 때가 오긴 온 것 같다.

송년모임은 그동안 자주 연락하지 못하고 지냈던 사람들을 만나 그간의 소식을 나누고 새해 인사도 건네는 등 회포를 풀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잇달아 각종 모임에 참석한 뒤 눈에 띄게 늘어난 체중계 눈금 때문에 한동안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기도 한다.


잔칫상에 차려진 풍성한 음식들을 보면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어 적정량보다 더 많은 음식을 접시에 담기 쉽다. 또 잔칫날 음식이 모자라면 손님들에게 그보다 더 큰 실례가 없다고 믿는 한인들의 정서 때문인지 주최측도 음식을 넉넉히 마련하다보니 준비된 음식의 상당량이
그대로 남아 결국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만다.

연말연시는 무엇보다 주위의 불우이웃들에게 더욱 큰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시기. 이에 즈음해 이웃사랑도 실천하고 건강도 챙기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한국정토회(지도법사 법륜스님)의 `빈 그릇 운동’ 캠페인 동참을 한인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이 운동은 먹을 만큼 알맞게, 그리고 남김 없이 음식을 먹어 음식물 쓰레기는 줄이고 식량자원도 절약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캠페인 참가비로는 굶주림에 허덕이는 제3세계 이웃들을 돕는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운동은 사실 다이어트와는 아무런 상관 없지만 알맞게 음식을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소식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신체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부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에서부터 시작된 `빈 그릇 운동’은 지난달 18일 뉴욕 한인사회에서도 공식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캠페인에 돌입했다. 뉴욕은 물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각지에서도 동참 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국 10만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정토회는 음식을 먹고 난 다음 그릇에 물을 부어 김치로 깨끗이 닦아 먹는 절약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멋지게 치장하고 참석한 모임에서 차마 김치로 그릇까지 닦아 먹지는 못할지언정 최소한 음식물 낭비만이라도 줄이도록 몸소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는 연말모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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