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자 단속 협력 제한법 통과

2026-02-12 (목) 07:37:26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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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D 몽고메리카운티 의회, 이민자 보호정책 법률로 명문화

이민자 단속 협력 제한법 통과

한인 등 아시아계 커뮤니티 관계자들이 10일 몽고메리 카운티 의회에서 마크 엘리치 이그제큐티브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카운티 의회에서 ICE 협력제한법이 통과됐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민자 단속과 관련해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의 협조를 받기 어려워지게 됐다.
11명으로 구성된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의회는 10일 이민자 보호를 강화하고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의 협력을 제한하는 이른바 ‘트러스트 법(Trust Act)’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은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주민들이 두려움 없이 카운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카운티 정부가 이민 단속에 활용되는 것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법안은 연방 이민 당국이 사법 영장(judicial warrant)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카운티 직원들이 연방 이민 공무원에게 카운티 건물 접근을 허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한 이 법안은 카운티가 주민의 이민 신분에 관한 불필요한 정보를 보관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베네수엘라에서 10대 시절 미국으로 이주한 나탈리 파니-곤잘레스 의회 의장은 “십대에 이 나라로 이민 와 추방 위협을 직접 겪어본 이민자로서, 많은 가족들이 어떤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몽고메리 카운티는 제가 가족을 키운 곳이며 제 고향으로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피부색이 무엇인지, 누구를 사랑하는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와 관계없이 모두를 존엄하게 대하는 것을 믿고 이 법안은 그러한 가치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중국계인 크리스틴 밍크 의원은 “우리는 학생, 부모, 이웃 친구들을 잃었다. 맥도날드에서 아침 식사를 사 들고 나오다 포위되어 사라지는 사람들을 봤고, 커피가 아직 따뜻한 채 남겨진 빈 차들도 봤다”며 “PTA(학부모회)가 베이크 세일 대신 부모가 납치되지 않도록 아이들을 학교까지 동행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법적으로 요구되지 않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연방 정부 소속이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케이트 스튜어트 의원은 “ICE 구금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은 지역구를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동료 의원들과 특히 파니-곤잘레스 의장에게 감사한다”며 “트러스트법을 지지해준 주민들과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을 기록하고 피해 가족을 돕는 주민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법안에 따르면 카운티 직원은 원칙적으로 주민의 이민 신분을 질문하거나 조사할 수 없으며, 이민 신분을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거나 차별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번 트러스트 법은 2019년 카운티 행정명령으로 시행되던 이민자 보호 정책을 법률로 명문화한 것이다. 이로써 향후 행정부가 바뀌어도 정책이 쉽게 변경되지 않도록 했다.
다만 법안은 살인·강력범죄 등 형사 수사와 관련된 경우에는 연방 당국과 협력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두어 공공 안전 기능은 유지했다.

법안은 카운티 이그제큐티브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서명 절차를 거쳐 공식 법률로 시행될 예정이다.
마크 엘리치 이그제큐티브는 10일 카운티 의회에서 열린 설 기념일 선포에 한인과 중국과 베트남계를 초청한 가운데 “카운티 정부는 아시아계 주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치 이그제큐티브는 20일 나탈리나 파니-곤잘레스 의장, 이해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법안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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