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북쪽 시드로-울리 출신의 25세 농장 노동자 인권운동가 알프레도 ‘렐로’ 후아레스 세페리노(사진)가 4개월간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된 끝에 자진출국을 결정했다.
그는 14세 때부터 딸기 밭에서 일하며 워싱턴주 농장 노동자 권리를 위해 활동해왔으며, 올 봄 올림피아에서 정치인들을 만나기 위한 운동을 주도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마운트 버논에서 동거인을 직장에 데려다 주던 중 이민단속 요원에게 체포됐다.
지난 14일 타코마 ICE 처리센터에서 열린 이민법정에서 후아레스는 멕시코로 돌아가는 결정을 내렸다. 그의 변호인 라킨 반더호프는 “이는 그가 향후 다시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할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여주는 선택”이라며 “수개월간 보석도 없이 억류된 상황에서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으며, ICE 측은 그가 2018년 이미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동료 활동가들과 가족들은 “후아레스가 이민단속 대상이 된 것은 그가 노동자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이날 법정 밖에서는 타코마 ICE 센터 앞에 후아레스를 지지하는 시민들과 활동가들이 모여 ‘FREE LELO(렐로를 석방하라)’, ‘STOP DEPORTATIONS(추방을 멈춰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후아레스가 보낸 성명서를 대독한 지역 인권단체 대표 로잘린다 기예른은 “그는 수감자들이 저녁 식사를 다음 날 아침에야 받는 현실, 열악한 위생, 끊임없는 외로움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센터는 사설 운영업체인 GEO 그룹이 관리하고 있으며, 최근 수년 간 의료 방치, 식수 오염, 독방 과잉 사용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워싱턴주 보건부는 2023년 이후 해당 시설에 대해 100건 이상의 식수 관련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후아레스가 선택한 ‘자진출국’은 법적 추방(deportation)과는 다르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을 떠나야 한다는 점에서 이민자들에게 큰 부담을 안긴다.
그는 성명서를 통해 “선택지는 거의 없지만, 어디에 있든 정의를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미국에서 정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