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센터빌 연못서 익사 위기 한인 여성 5년 만에 새벽 산책 한인이 구했다

2025-06-12 (목) 07:37:00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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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빌 연못서 익사 위기 한인 여성 5년 만에 새벽 산책 한인이 구했다

페어팩스 카운티 소방국 구조대가 연못에 빠져 떠있는 한인 고 모 씨를 구조하려 하고 있다. 원내는 911에 신고한 이수영씨.

지난 9일 새벽, 버지니아 센터빌에 위치한 엘라노어 로렌스(Ellanor C. Lawrence Park)에서 한인 여성 고 모 씨가 연못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기적처럼 구조되는 일이 발생했다.

마침 공원을 산책 중이던 워싱턴한인마라톤클럽 소속의 이수영(센터빌 거주) 씨가 이를 발견하고 즉시 911에 신고,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씨는 사건 당일 새벽 5시30분경 공원을 걷던 중 연못에 사람이 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본보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새벽에 공원에 갔다가 연못에 사람이 빠져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죽었는지 모르겠다”며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어 그는 “눈동자가 움직이는 듯 같아 급히 911에 신고했지만, 혼자서는 끌어올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경찰에게도 목격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연락처를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 씨에 따르면 신고를 받고 약 10분 후 소방차와 응급차가 먼저 도착했고 이어 경찰차 10대가 와서 구조 활동이 펼쳐졌다. 익사할 뻔했던 여성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음날인 10일, 이 씨는 구조된 여성의 가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가족은 “생명을 구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병원에서 퇴원하면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씨는 “나는 물에 떠 있는 사람이 백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인 분이셨다”면서 “예전엔 딸과 함께 사건이 발생한 공원에 자주 갔었는데, 그날은 4-5년 만에 혼자 산책하러 간 날이었다. 내가 그곳에 있었던 것도, 그 순간 그 분을 발견한 것이 아직도 미스터리이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 씨가 워싱턴한인마라톤클럽 단체방에 공유하자, 일부 회원들은 “올해 연말 파티 때 이수영 씨가 선행상에 당첨됐다”며 훈훈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마라톤클럽의 또 다른 회원은 “이수영 씨가 큰일을 하셨다”면서 “그 분을 살리려고 그 새벽에 하늘이 뭔가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구조된 여성의 정확한 건강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가족과 연락이 닿은 점으로 미뤄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침착하게 대응하고 신속하게 신고한 이수영 씨의 행동이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한인들은 그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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