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과로사 (過勞死)

2024-06-04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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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란 너무 일을 많이해서 걸려 앓다가 죽는 것을 말한다. 일본인들이 먼저 쓰기 시작하였고 중국과 한국에서도 가끔 쓰는 말이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지나치면 안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을 해왔다. 무엇이나 지나친 것은 좋지않다. 너무 많이 먹는 과식도 나쁘고 너무 술을 많이 마시는 과음도 나쁘다. 성미가 너무 급한 사람을 과격하다고 말한다.

올갠 음악의 대가 세바스찬 바하는 밤에 혼자서 뒷산 숲속을 걷는 습관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외로운 사람이라고 보았지만 사실 그의 웅장한 대곡들이 산책 중에 영감을 얻은 작품들이라고 한다. 나는 평생 설교를 하였는데 설교 아이디어가 책이나 누구의 설교집에서 얻은 것이 아니라 눈을 감고 조용히 명상에 잠기는 동안에 떠오른 것들이었다.

대부분의 저명한 철학자들은 모두가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옛날 강태공이란 사상가가 있었는데 그는 낚시를 할때 곧은 낚시를 썼다.
낚시가 구부러져야 물고기가 물면 나오지않아 잡힌다. 곧은 낚시로는 절대 고기가 잡힐리가 없다. 강태공은 고기를 잡을 생각은 없고 낚시를 드리우고 생각에 잠기는 것이 목적이니까 곧은 낚시를 사용한 것이다.


한국에는 휴식처가 많다. 목욕탕, 사우나, 찜질방, 한증 등 여러종류의 휴식처가 있다. 한가한 나라라는 인상도 주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과로사는 경쟁이 많은 나라에서 생기는 사건이다. 유럽 하이웨이에는 드문드문 휴식처를 두어 과로운전을 안하도록 돕고 있다. 많은 사고들이 과로에서 온다. 경제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나라에 과로사가 많다.

한국, 일본이 좋은 예이다. 사람이 좀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일본 후꼬꾸 생명보험회사가 회사원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무려 70%가 피로를 느끼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진술하였다. 45%가 창의력을 발휘하거나 의욕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였다. 28%는 오랫동안 쉬고 싶다고 하였고 내가 이러다가 죽는것이 아닐까하고 걱정하는 사원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과로사의 원인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동료간의 경쟁심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다. 충성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충성도 지나치면 자신을 무너뜨린다. 공휴일에 일하면 보수를 배로 준다면 기꺼이 일하겠다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자기의 생애를 넓게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인간이다.

일본의 작업시간은 평균 2,100시간, 미국은 1,900시간, 프랑스는 1,600시간, 한국통계는 얻지 못하였다. 생활을 전쟁터로 만들것이 아니라 즐길수 있는 날들로 만들어야 행복하다.
볼티모어의 실업가 사이즈모어씨는 “열성적인 회사원을 원하지 않는다. 슬기롭게 일하라(Work smart)”라고 말한다. 몸이 약해 자주 결근하고 건강관리비가 높아지는 것보다 천천히 꾸준하게 일하는 회사원이 회사를 위하여 더 효과적이라는 이론이다.

하버드의과대학의 정신병과 과장 모르츠비 박사는 “휴가를 갖지 않거나 회사일을 집에 가지고가서 하는 따위의 사원은 열심이 있는것 같이 보이나 결과적으로 회사에 해를 끼치게 되니 사직시킬 수 밖에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것이 멀리보는 바른 판단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을 ‘굴 시야(Tunnel vision)’의 사람이라 부르고 좋지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일과 휴식의 균형을 잘 맞추는 슬기가 필요하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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