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MD 한국전기념비 동해병기를 정부가 했다고?

2024-05-19 (일)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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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 전 한인사회 노력으로 병기로 수정…보훈부 발표와 달라

MD 한국전기념비 동해병기를 정부가 했다고?

동해와 일본해로 병기된 볼티모어의 메릴랜드 한국전 기념비.

한국 국가보훈부가 15일 메릴랜드 한국전쟁 기념비가 최근 1년 새 일본해 단독 표기에서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병기로 변경됐다고 밝혔으나, 메릴랜드 한국전 기념비는 지역 한인들의 노력으로 지난 2008년인 16년 전 동해 표기가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훈부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미국 내 14개 한국전 참전시설물 중 메릴랜드 한국전쟁 기념비를 포함해 오하이오 한국전 추모공원, 레이크카운티 한국전 참전비, 카유가 카운티 한국전 참전비 등 4개가 최근 1년새 일본해 단독 표기에서 동해와 일본해 병기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1990년 설치된 볼티모어의 캔톤 워터 공원에 위치한 메릴랜드 한국전쟁 기념비의 시정 작업은 2007년 당시 재향군인회 동부지회(회장 고 이병희)와 메릴랜드한인회(회장 한기덕)가 일본해 표기 시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미국 보훈처 장관에게 보내고 메릴랜드 향군위원회를 방문해 부당성을 지적하는 등 캠페인을 벌이며 한인들의 의지를 강력하게 전달, 지속적인 노력 끝에 2008년 1월 동해 병기 표기가 추가됐다.


한기덕 전 메릴랜드 한인회장은 16일 “당시 일본해 표기 시정 촉구로 수정작업이 완료된 것을 확인했다”며 “한반도 지도 옆에 동해와 일본해가 같이 표기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주미대사관의 이길현 보훈관은 “지난 1월 워싱턴에 부임해 볼티모어에 위치한 기념비를 방문한 적도 있고, 예전에 동해 표기가 추가된 것을 알고 있다”며 “최근 1년새 변경된 것이 아니라 미국 내 4개 한국전쟁 참전시설물이 동해와 일본해 병기로 표기되어 있고, 10개 한국전쟁 참전비는 여전히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보훈관은 “지방정부들의 한국전쟁 참전기념 시설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하고 시정을 요청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된 단체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캔톤 공원 입구에 세워진 메릴랜드 한국전쟁 기념비(Maryland Korean War Memorial)를 따라 들어가면 원형으로 된 화강암 바닥의 한 가운데 한반도 지도가 크게 새겨져 있고,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바다를 ‘동해’와 ‘일본해’ 병기로 표기되어 있다. 원형을 둘러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한편 보훈부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으로 미국 내 14개 한국전쟁 참전시설물은 한반도 동쪽의 바다를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했다. 뉴욕주·호놀룰루·렌슬러 카운티·사우스캐롤라이나·캔자스·노스이스트캔자스·파인빌·아이오와·먼로 카운티·아크론 대학교에 있는 10개 한국전 참전비는 여전히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 있다.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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