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팀 분리, 왜?
▶ 트럼프 마러라고, 밴스 DC
▶ 뚜렷한 이유 설명 없어
▶ ‘고립주의’ 밴스 공습 반대?
▶ 공격 베팅 657% 수익 의혹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승인한 지난달 28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다른 장소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란 전쟁을 두고 백악관 내에서 균열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란 공습에 반대하는 미국 내 여론이 높은 데다 미군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부에서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1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백악관이 X(옛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을 기반으로 “미국이 이란에 군사행동을 개시했을 당시 대통령과 부통령은 다른 장소에 있었다”며 “트럼프 내각의 분열을 드러내는 사진들”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함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보이는 장소에서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
반면 다른 사진에서는 밴스 부통령이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과 워싱턴 DC 상황실에서 회의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텔레그래프는 “양측이 보안 전화선으로 서로 연결돼 있었지만 미 정부는 왜 팀이 분리돼 있었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중동에 대한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밴스 부통령은 마가 세력 내에서 외국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중단하고 국내 문제에 집중하자는 ‘고립주의’의 대표 주자다. 그는 2023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며 “트럼프의 최고 외교정책은 어떤 전쟁도 시작하지 않는 것”이라며 “워싱턴DC의 구시대적 외교정책이 중동에서 세계사적 재앙을 초래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쟁 발발 1주일 전 밴스 부통령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참의장 등으로부터 이란 공습을 둘러싼 사안의 복잡성과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해 백악관 상황실에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이란 공습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이란에 대한 공격에 찬성한 사람은 27%, 반대한 사람은 43%로 나왔고 유고브 조사에서는 ‘군사행동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32%가 ‘그렇다’, 39%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인들이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는 가운데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기름 값, 나아가 물가 전반이 들썩이며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가 세력도 분열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 공개 문제를 놓고 사이가 틀어진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연방 하원의원은 “이란과의 전쟁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거나 생활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백악관 행사에 종종 초청되는 보수 논객 터커 칼슨도 이란 공습에 대해 “역겹고 사악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보수 인플루언서인 로라 루머는 “이란은 47년 넘게 미국을 공격해왔다”며 “이제 미국의 47대 대통령이 그들의 테러 통치를 끝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시간대의 마이클 트로곳 정치학 명예교수는 “마가 내 온건파에게 이란 공습은 해외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선거 공약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며 “장기전은 트럼프 핵심 지지층 일부의 지지 철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을 두고 베팅 시장에서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거래 정황이 포착된 점도 미국 내 여론을 악화시켰다. WSJ에 따르면 가상자산 분석 업체 버블맵스는 “미국의 이란 공격에 베팅한 내부 관계자로 추정되는 6명을 발견했다”며 “이들은 2월 28일까지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베팅했고 실제 공격은 28일에 실행됐다.
한 사용자는 2만 6000달러를 베팅해 20만 달러 이상을 벌어 657%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크리스 머피 연방상원의원(민주당·코네티컷)은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전쟁과 죽음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