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섬김을 가르쳐주기 위하여 손수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다. 남의 허물을 탓하지 말고 가려주고 덮어주는 마음이 되라는 뜻일 것이다.
고통의 짐도 서로 나누어지면 가벼워진다. 아픔도 서로 나누어지면 진통이 되기도 한다. 눈물을 함께 흘리면 슬픔도 치료된다. 허물없는 사이가 된다는 것은 서로의 허물을 나누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집에 강도가 들어와 “손 들어” 하며 총을 들이 댔다. 주인은 하는 수 없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강도는 “두 손 다 들어” 하고 소리쳤다. 주인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 왼쪽 어깨에 신경통이 있어서 팔을 들 수가 없소.” 하고 말했다.
그러자 강도는 “신경통요? 나도 신경통으로 고생하는데...” 하며 음성이 부드러워졌고 동정심이 발동한 듯 강도는 자신의 증세를 말했다.
서로가 증세며 치료 방법 등 신경통이 주는 고통에 대하여 주고받게 되었고 그러는 동안 부인은 차를 끓여와 아닌 밤중에 다정한 대화의 자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한 대학 농구 스타가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 내에 남아있는 빈 컵과 음식 포장물 등을 치우는 일을 도왔다. 그 모습을 영상에 담아 올리자 8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보았다.
어떤 사람이 그 영상에 ‘ 그 청년은 우리가 살면서 볼 수 없는 가장 겸손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라는 댓글을 달았다.
다른 동료 선수와 함께 경기장을 떠나 승리를 축하하는 게 편했을 터인데 대신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일을 자원해서 한 것이다.
최고의 겸손한 모습은 하늘 보좌를 떠나 이 땅에 오셔서 종의 역할을 담당하신 예수님께서만 볼 수 있다.
우리도 그리스도를 본받아 청소를 하고 수리를 하고 음식을 나눌 수도 있지만 가장 잘 본받는 것은 다른 사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달라질 때일 것이다. 참된 겸손은 우리의 행동뿐 아니라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까지 바꾸어주는 내면의 성품이다.
겸손은 우리 자신보다 남을 낫게 여기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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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