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매체 “구매비용 대겠다고 했으나 미국 답변 없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일부 무기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독일 정부가 대신 돈을 대고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패트리엇 시스템을 구매한 뒤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게 방공망 공백을 메울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 일간 빌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직접 패트리엇을 조달하려다가 실패한 뒤 독일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독일은 이미 몇 주 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에게 패트리엇 시스템 2기 비용을 대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최근 미국의 무기 지원 중단이 이같은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빌트는 전했다.
패트리엇 시스템 1기 가격은 약 10억달러(1조3천600억원)로 알려져 있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가 생산해 거래할 때 미국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패트리엇을 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대체로 무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방공망 강화를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약속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이 지난 5월 미국에 패트리엇 구매 의사를 전달한 뒤 양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와 정상회의에서 두 차례 만났으나 미국 측 답변은 역시 없었다고 주간지 슈피겔은 전했다.
독일 국방부는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장관이 이달 중순 미국을 찾아가 헤그세스 장관과 패트리엇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1일 자국 무기 비축량이 줄었다는 이유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무기 공급을 중단했다고 확인했다. 외신들은 중단된 무기 지원 목록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30여발과 155㎜ 포탄 8천500여발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미국이 이스라엘에 있는 패트리엇 시스템 1기를 수리해 지원하고 독일 또는 그리스에 배치한 패트리엇 1기를 추가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으나 이후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 패트리엇 이전은 바이든 전 대통령 때 합의된 사안이다.
전 세계 패트리엇 시스템 186기 가운데 약 3분의 1은 미군 소유로 이 가운데 상당수는 유럽과 아시아·중동 등지에 배치돼 있다. 독일은 자체 보유한 패트리엇 시스템 12기 가운데 3기를 이미 우크라이나에 보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등에서 패트리엇 시스템을 지원받았으나 현재 가동할 수 있는 포대가 10기 미만이어서 수도 키이우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패트리엇 시스템이 10기 이상 더 필요하다며 동결된 러시아 자산으로 이를 사달라고 서방에 요구해 왔다. 전쟁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미사일 재고 고갈이 러시아의 주요 공습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