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시론] 유언비어와 역사의 반역

2024-03-06 (수) 노재화/전 성결대 학장
크게 작게
우리가 지나 온 삶을 기록하는 것이 역사요, 이 역사에는 관변을 중심으로 기록하는 정사(正史)가 있고, 민간에 흐르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기록하는 사회사와 야사(野史)가 있다. 이 역사 속에서 일부 집권 내지는 정치 패거리들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양 거짓 선동하거나 유언비어를 날조하여 퍼뜨리고 반대급부로 그들은 엄청난 이득을 챙기고 반대편에는 엄청난 피해를 야기한다면 역사는 어떻게 쓰여질까.

정치 세력들은 의례히 사회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거나 자기들의 입맛대로 되지 아니하면 소수자 집단을 지목하여 사회규범과 가치를 위배하는 일탈자로 낙인을 찍고 무차별한 희생을 강요하곤 한다.
그 몇가지 역사적 사례를 들어보자.

첫째로 그 하나는 기원후 60년경 로마의 네로 황제에 의한 기독교인들의 박해 학살사건이며, 313년 기독교가 공인될 때까지 지하 묘지인 카타콤 집회로 이어져왔던 것이다. 또한 중세후반기에 긴 전쟁과 반복된 기근, 흑사병이 창궐하기 시작될 때, 1348년 성지주일(Palm Sunday)인4월13일 프랑스 남부 툴롱에서 유대인 기독교인의 학살사건은 기득권자들이 생산한 유언비어에 의해서였다.


둘째로 1차 대전으로 패배한 독일이 1919년 6월28일 베르사이유 조약에 따라 전쟁 배상금으로 나라의 존폐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 때에 히틀러는 초등학교 동창이자 정치적 동지 비트겐슈타인이 등장하여 유대인의 주식조작, 예술의 상업와 타락, 볼세비즘들의 성공만을 위한 노력이라고 비난하고 반유대정서를 조장 살포하였다.

2차 대전을 일으키고 이들은 모든 핑계를 유대인에게 돌리고 유대인 차별과 재산 몰수, 이어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가스실을 만들어 600만 유대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를 자행하였다.

셋째로 1923년 9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 민심이 흉흉하고, 한국과 중국인들의 민족해방운동에 직면하면서 이를 탄압하기 위하여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일본정부 주도의 유언비어를 날조했다.

도쿄, 가나까와, 사이따마, 지바현에 계엄령을 선포하였고, 군대, 경찰, 자경단에 의해 6,000여명의 조선인들이 학살당하였으며, 그 영혼들이 구천을 떠돌고 있으나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일본정부의 진상규명, 사죄, 배상요구 등은 고사하고 아예 모르쇠까지 하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근자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유언비어는 생산 유포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파렴치한 매스컴들이 대한민국은 미친 소고기를 수입하고 미국은 수출한다고 그럴듯하게 영상을 조작한 유언비어를 생산하여 온 나라를 뒤흔들고 집권내내 수십만 명씩 광화문 집회에 끌어내어 허위와 거짓 선동을 자행하면서 국부에 얼마나 많은 손실을 가져왔는가. 광주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 사건, 천안함 폭침, 이태원 사건 뒤에 거론하기도 거북한 얼마나 많은 유언비어들을 조작 배포하였는가.

이처럼 정말 자격없고 몰지각한 정치가들이 자기네의 집단과 사리사욕으로 유언비어를 생산하여 국민들을 선동하고 파국으로 몰아 세상을 바꾸려는 음모에 지나지 않는다. 저급한 정치인들은 자기네 세계에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니 이는 내로남불의 극치이며 자유 민주주의 세계를 궤멸로 몰아가는 행동이 아니겠는가.

특히 SNS와 유튜브같은 쇼셜미디어가 발달한 지금에 와서는 그런 유언비어는 일파만파로 전세계로 스며들게 된다. 미국사회에서 사회학자들이 말하기를 정치가가 거짓 술수와 유언비어를 양산하는 것을 범죄로 보고 사회적 일탈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2024년도에는 세계적으로 대선과 총선이 많아 새로운 세계의 정치구도가 바꾸어지는 해이기도 한다. 오는 4월 대한민국 총선, 11월 미국 대선 등이 연이어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유언비어가 난무하여 상대방의 선택권과 급기야 국가를 혼란에 빠뜨릴 시기에 유권자들이 분명하고 확실한 펙트를 체크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유언비어를 제작 생산하는 집단이나 개인에게는 영원한 고립과 퇴출을 하여야 할 것이다. 왜! 유언비어가 우리의 역사를 반역하게 때문이다.
.

<노재화/전 성결대 학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