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생각] ‘유비무환만이 살 길이다’

2024-01-03 (수) 채수호/자유기고가
크게 작게
지난 10월7일 토요일 오전 9시30분경, 남부 이스라엘 접경마을 ‘레임 키부츠’에서는 야외음악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평화로운 음악회장을 2,000여 명의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덮친 것은 바로 이때였다.

괴한들은 불도저로, 패러글라이더로, 모터보트로 하늘과 땅과 바다 모든 곳에서 갑자기 출몰하였다. 수확 축제일을 맞아 야외음악회를 즐기고 있던 수천 명의 군중들은 갑자기 나타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무차별 만행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였다.

이날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 국민 1200여명이 사망하였고 7000여명이 부상당하였으며 260여 명이 인질로 납치되었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다섯 시간 이상 이스라엘 영토 안을 휘젓고 다니며 수많은 민간인들을 죽이고 있을 때 이들을 구해야 할 이스라엘 군인들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이스라엘 군과 정보당국은 자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철저하게 방기한 것이다. 첩보기술과 정보수집능력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는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는 하마스의 기습작전 계획에 관한 정보를 오래전에 수집하여 갖고있었다고 하나 하마스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여실현불가능 할 것으로 오판, 치지도외시 하였다고 한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허를 찔린 이스라엘 군부는 즉각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 공습을 단행하였다. 가자지구로 향하는 육해공 모든 통로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봉쇄되었다. 세계에서 인구밀집도가 가장 높은 가자지구는 순식간에 거대한 생지옥으로 변하였다.

10월8일부터 1월 현재까지 거의 매일 계속된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2만1,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사망하였으며 6만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개전 초기 하마스의 야만적인 행위에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세계의 여론은 이스라엘군에 의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대량 학살이 계속되자 싸늘한 반이스라엘 정서로 돌아서고 있다.

이스라엘의 ‘네탄야후’ 정권은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치명적 실패(피아스코)에 대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스라엘 군부는 히틀러나 스타린에 못지않은 민간인 대량학살 만행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아울러 대한민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북한의 남침 도발 가능성에 유념하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유비무환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추호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채수호/자유기고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