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침체 속 LA 한인타운 상권 명암 엇갈려
▶ 그랜드스파·슈라인 노래방 등도 영업 중단
▶ 상권과 문화 생태계 구조적 재편 뚜렷해져

LA 한인타운 상권 경기침체로 일부 업체는 폐업했지만 이를 새 업체들이 대체하고 있다. 함지박 식당 피코점이 새 주인을 맞으면서 재개장을 했다. [박상혁 기자]
경기 침체 속 LA 한인타운 상권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32년 역사의 돼지갈비 노포 ‘함지박’과 한국 영화 전문 상영관이었던 ‘CGV LA’ 극장은 폐업 이후 재출발을 준비하는 반면, 한인 독서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알라딘 서점’과 아시아계 창작 공간 ‘인터크루’ 등은 문을 닫으며 상권과 문화 공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함지박은 피코점에서 이미 영업을 재개했으며, 6가점은 현재 내부 리모델링 중이다. 새로운 브랜드명 ‘산더미 함지박’으로 선보이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인 외식 그룹 ‘식스 애비뉴 호스피탤러티’가 운영을 맡는다. 쿼터스, 나성순두부, 무한, 락커피 등 한인타운 인기 식당을 다수 운영하는 이 그룹은 전통과 현대적 변화를 결합한 공간으로 함지박을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구 함지박은 창업주 고 김화신 대표가 1980~90년대 한인타운 외식 문화를 이끌며 매운 돼지갈비로 명성을 얻은 곳이다. 김 대표 사망 이후 경기 침체와 인건비 상승 등 복합 요인으로 지난해 6가점과 피코점이 연이어 폐업했으나, 재운영 소식에 단골들은 “노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던, 6가와 웨스턴 애비뉴 마당몰에 위치한 ‘CGV LA’ 극장도 지난해 9월 영구 폐점했지만, 두 달 만에 최신 할리웃과 한국 영화를 영어 자막과 함께 상영하는 ‘리젠시 코리아타운’이 들어서 한인타운 문화·엔터테인먼트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반면 같은 마당몰 3층 알라딘 서점은 13년 만에 영업을 종료하고 지난 1월 정리 세일을 마쳤다. 아시아계 청년 창작 공간 인터크루도 지난 2월 문을 닫았다. 팝업 행사, 음악 공연, 네트워킹 등으로 커뮤니티 허브 역할을 했지만, 임대료 상승과 운영 비용 부담으로 지속 운영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6가와 버질에 위치한 한인타운 대표 사우나 중 하나인 그랜드 스파도 20년 만인 지난해 폐업했으며, 같은 건물에 있던 슈라인 노래방 역시 운영을 중단했다. 부동산 업계는 건물 내 2개 앵커 업체가 모두 폐업하면서 인근 메디칼 건물처럼 변신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단순한 상점·식당 폐업에 그치지 않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LA 한인타운 상권과 문화 생태계의 구조적 재편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또 함지박 재개와 리젠시 LA 개장 등 일부 신규 프로젝트가 지역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 속에서 독립 브랜드와 문화 공간의 존속은 쉽지 않은 과제라는 지적이다.
부동산 업체 관계자들은 “LA 한인타운 상권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상권과 문화 공간의 변화는 전통 노포와 신규 외식·문화 브랜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모델이 공존하는 전환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한인타운은 한인 인구는 줄어들고 백인과 젊은층, 전문직 등이 유입되고 있어 다인종 고객을 위한 한층 진화된 상권으로 변모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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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